세포막 투과 펩타이드(붉은색)가 약리물질(파랑색)을 세포 내로 전송하는 모습. 사진=셀리버리
[파이낸셜뉴스] 셀리버리가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유전자간섭 핵산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들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체 개발 핵산치료제를 생체 내 세포 안으로 전달하기 위해 먼저 셀리버리에 공동개발을 요청해왔고, 현재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검증 및 공동개발 계약의 세부조건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핵산치료제는 3세대 바이오 의약품 중 하나로, 유전체의 유전 정보로부터 질병 유발 단백질이 생성되는 과정을 조절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대부분의 질병은 이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생성 및 과다 발현과 관련이 있는데 1, 2세대 바이오의약품은 인간의 유전자 중 15% 내외만 표적이 가능하다. 3세대 바이오의약품인 핵산치료제는 단백질 생성 과정의 중간 산물인 mRNA(메신저 RNA)를 표적으로 하기에 모든 단백질의 생성을 조절할 수 있다.
이에 핵산치료제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점을 한번에 극복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신약개발이 가능하며, 질환과 연결된 타겟 mRNA의 염기서열만 발굴하면 그 자체가 신약이 될 수 있어 무궁무진한 적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큰 잠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명확해 핵산치료제 개발에 지난 수십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총 174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이 중 단 6건만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정도로 성공 확률이 낮은 분야여서 새로운 기술과의 접목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세포투과가 가능한 분자량은 500달톤(수소원자 1개를 1달톤으로 정함) 이하이지만, 핵산은 6000달톤 이상으로 분자량이 크고 음전하(negatively charged)를 띄고 있어 세포막을 직접 투과하지 못하므로 세포 내 핵 안으로의 전송이 최대 난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현재 계약 추진 중인 글로벌 제약사들의 목적은 셀리버리의 원천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herapeuticmolecule systemic delivery technology, TSDT)'을 이용해 혈류에서 장기로, 장기에서 타겟 세포 핵(nucleus) 내부로 자사들의 핵산치료제를 전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리보리는 이미 세포·조직투과성 항체(antibody), 재조합단백질(recombinant protein) 및 펩타이드(peptide) 등 여러 신약분야에서 다케다 등 글로벌 톱3 제약사들과 계약을 맺고 협업하고 있다. 셀리버리는 핵산치료제 분야에서도 새롭게 여러 유럽 및 아시아 기반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제약사와 TSDT 플랫폼기술 사용에 관한 '포괄적 연구협력 계약(master collaboration agreement, MCA)'을 맺고 세포투과성 핵산치료제를 시작으로 펩타이드, 항체 등 다른 약리물질에도 플랫폼기술을 동시다발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발굴되는 세포·조직투과성 신약물질마다 라이선싱(L/O) 계약이 추가되는 메가딜(mega-deal)로써 단순히 단발성 계약이 아닌 장기적 파트너십을 염두에 둔 계약이다. 셀리버리는 이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사업적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한 글로벌 제약사는 첫 만남부터 현재 단계에까지 모든게 단 4개월만에 이뤄질 정도로 셀리버리의 TSDT 플랫폼기술을 사용한 세포투과성 핵산치료제 개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미 신약으로 개발중인 자사의 유전자간섭 핵산치료제에 바로 적용해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 계약으로 성공적인 임상개발이 된다면 단순히 하나의 후보물질 라이센싱 계약을 넘어, 바이오 제약 시장 전체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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