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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앓던 제약·바이오, 기운 차렸다

임상3상 실패 타격 극복하고
올 연말부터 수주 공시 잇따라
내년 SK바이오팜 상장도 호재
전문가 "저점 매수 전략 펼쳐야"

몸살 앓던 제약·바이오, 기운 차렸다
신약 후보물질의 잇따른 임상3상 실패로 부진했던 제약·바이오주가 내년에는 대어급의 상장,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 등의 호재에 힘입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개발(R&D) 동력을 갖춘 종목을 선별해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제약업종지수는 연초 이후 7.41%,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18.22% 각각 떨어졌다. 대형 제약·바이오주의 급등락으로 코스닥시장의 변동성도 어느 때보다 큰 편이었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8월에는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 3상 중단 발표로 신라젠 주가가 4거래일 동안 68.1%나 내리는 등 제약·바이오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지난 8월 5일 코스닥지수가 7.46% 급락하면서 3년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에이치엘비나 헬릭스미스 등은 임상 결과 발표에 따라 주가가 널뛰기를 반복해 시총 순위 변동이 컸다.

증권업계는 새해 제약·바이오 업황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연말부터 시작된 수주 공시가 그 배경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4일 스위스 제약사로부터 523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3일 미국 제약사에서 따낸 552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에 이은 성과다. 이들 두 건의 계약금액은 각각 지난해 매출의 10%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53.1% 늘어난 9330억원, 영업이익은 636.8% 급증한 26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정기보수로 영업이익이 적자였으나 내년은 정기보수가 없고, 올해 상반기 검찰 수사로 주춤했던 수주 활동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 바이오의약품 공급을 위한 정부입찰을 연달아 따내고 있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SK바이오팜 상장도 제약·바이오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호재로 꼽힌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얻는데 성공해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유력하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6조~8조원에 달한다.
코스피사인 셀트리온(24조3200억원)과 코스닥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8조2471억원)보다는 적지만 코스닥 시총 2위인 에이치엘비(4조3166억원)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섹터는 해마다 1월에 열리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와 연초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하는데 내년에는 여기에 상반기 상장이 거의 확실한 SK바이오팜 덕분에 기대감이 한층 더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오스코텍, 앱클론, 올릭스처럼 내년 R&D 모멘텀이 확실한 기업들을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