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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클래식 핫 아이콘, 베토벤

탄생 250년 특급공연 잇따라
전문가들이 꼽은 꼭 봐야할 무대
파격의 마에스트로 쿠렌치스
138년 역사 보스턴심포니 첫 내한
최고의 베토벤 해석가 부흐빈더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코리올란 서곡 · 에그몬트 전곡 등
익숙치 않은 작품 접할 기회도

내년 클래식 핫 아이콘, 베토벤
40대 마에스트로 테오도르 쿠렌치스
내년 클래식 핫 아이콘, 베토벤
40대 마에스트로 테오도르 쿠렌치스와 이번 내한공연에서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
내년 클래식 핫 아이콘, 베토벤
보스턴 심포니를 이끄는 젊은 거장 안드리스 넬손스
내년 클래식 핫 아이콘, 베토벤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내년 클래식 핫 아이콘, 베토벤
현역 최고(最古)의 사중주단, 게반트하우스 콰르텟
2020년 클래식계의 화두는 단연 베토벤이다.'음악의 성인' 베토벤(1770~1827) 탄생 250주년을 맞아 올 한 해 그의 불멸의 음악이 울러 퍼진다. 베토벤 음악을 중심으로 2020년 주목할 만한 클래식 공연을 노승림·류태형·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에게 들어봤다.

■'파격의 아이콘' 쿠렌치스, 보스턴 심포니 첫 내한

특히 주목받는 무대는 '테오도르 쿠렌치스&무지카 에테르나'의 첫 내한 공연(4월 7일·8일, 롯데콘서트홀)이다. 40대 마에스트로 쿠렌치스는 "21세기 클래식 음악의 메시아를 자처한 파격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그가 러시아 유학 후 변방 도시 페름에서 창단한 '무지카 에테르나'가 동행하며, 범상치 않은 개성의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가 협연자로 나선다. 황장원씨는 "개성적·극단적 스타일로 인기몰이 중인 쿠렌치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연주곡도 전부 베토벤으로 구성했다"고 짚었다. 류태형씨는 "차이콥스키 협주곡에서 과도할 정도의 개성을 보여줬던 코파친스카야을 통해 강렬하며 허를 찌르는 반전 있는 베토벤 해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승림씨는 "베토벤이 아니더라도 '쿠렌치스'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꼭 가야 할 공연"이라고 했다.

젊은 거장 안드리스 넬손스가 이끄는 138년 역사의 보스턴 심포니(2월 6일·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첫 내한한다. 이번에 다양한 레퍼토리로 전통과 관록의 보스턴 심포니의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 2015년 런던 심포니와 협연 당시, 손가락을 베이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올라 건반에 붉은 핏자국을 남기면서도 연주를 완벽히 마무리한 주인공이다. 류태형씨는 "고(故) 마리스 얀손스를 잇는 라트비아의 거장과 빅파이브 악단의 첫 내한"이라며 "다양한 레퍼토리의 성찬에 예핌 브론프만이 협연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만으로도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이보 포고렐리치 독주회

노승림씨는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의 '루돌프 부흐빈더 & 베토벤' 공연은 우리시대 최고의 베토벤 해석가로 인정받는 피아니스트의 정통 연주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했다. 2019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국 투어'로 호평 받은 부흐빈더는 2020년에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9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연주에 나선다. 황장원씨는 "해외 유명 실내악단인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협연하는 만큼 공연의 완성도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흐빈더-디아벨리'(9월 27일, 롯데콘서트홀) 공연은 도이치 그라모폰(DG)과 협업·발매한 '디아벨리 변주곡'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부흐빈더가 직접 선정한 11명의 현대 작곡가들과 '뉴 디아벨리'를 창조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15년 만에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의 독주회(2월 19일, 롯데콘서트홀)도 주목된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1번'이 연주곡에 포함됐다. 노승림씨는 "그의 베토벤은 늘 상상을 초월한 루바토(자유로운 템포로)와 독창적 해석으로 작품에 남다른 자유를 부여해왔다"고 평했다.

■베토벤 아리아·발레곡을 접할 기회

2014년 로열 노던신포니아의 새 음악감독이 된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라르스 포그트는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첫 무대에 올린 이래 꾸준히 베토벤의 음악을 탐구해왔다. '라르스 포그트와 로열 노던 신포니아'(5월 10·11일, 롯데콘서트홀)'가 3년 만에 다시 온다. 류태형씨는 "베토벤을 위해서라면"이라며 이 공연을 꼽았다. 노승림씨는 "소프라노 임선혜 등의 협연으로 '피델리오' 아리아와 코리올란 서곡, 에그몬트 전곡 등 한국에서 듣기 힘든 베토벤 아리아 레퍼토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짚었다.

노승림씨는 또 "서울시향의 '하이든과 베토벤'(3월 28일, 롯데콘서트홀) 중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은 한국에서 듣기 힘든 베토벤 발레곡의 원형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했다. 도이치캄퍼필하모닉의 '베토벤 합창'(12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게반트하우스 콰르텟의 '베토벤 현악4중주'(12월 9일, 롯데콘서트홀) 공연도 눈여겨봐야 한다. 황장원씨 "2004년부터 도이치 캄퍼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파보 예르비는 21세기 베토벤 연주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는 인물 중 한명"이라고 짚었다.

■베토벤이 아니라도 "주목, 이 공연"

황장원씨는 2020년 주목할 만한 독주자로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다닐 트리포노트(10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와 '리스트의 환생'으로 평가받는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알렉상드르 칸토포르(11월 14일 롯데콘서트홀)를 꼽았다.
류태형씨도 다닐 트리포노트의 독주회를 언급하며 "피아노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듯했던 트리포노프의 첫 내한 리사이틀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류태형씨는 또 '유자 왕 리사이틀'(12월)을 꼽으며, "음악의 깊이와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누구에게든 선물하고 싶은 공연"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향의 새 음악감독인 오스모 벤스케가 지휘하는 '미네소타 오케스트라'(6월 24일, 롯데콘서트홀)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