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 첫날 한라산 등정…K리그1 복귀 다짐
1일 한라산 사라오름을 찾은 제주유나이티드 선수단 [사진=제주유나이티드]
[제주=좌승훈 기자] 창단 이래 처음으로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된 제주유나이티드가 1일 한라산 등산으로 승격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제주 남기일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과 선수단은 이날 한라산 백록담 정상 동북쪽 해발 1338m의 사라오름을 찾았다. 2020시즌을 향한 첫걸음이었다.
제주는 지난해 K리그1에서 5승 12무 21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최하위(12위)에 머물렀다. 기업구단 최초 다이렉트 강등이란 불명예를 안게 된 제주는 대대적인 변화와 함께 새 출발을 알렸다. 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선수단 개편과 내부 인사 변화를 단행하며 승격이란 단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남 감독은 누구보다 1부리그 승격 방법을 잘 아는 지도자다. 두 번의 1부리그 승격(2014년 광주FC, 2018년 성남FC)을 이끌었으며 최다 승격 감독이라는 타이틀까지 갖고 있다.
제주는 이날 국내 최고봉인 한라산을 바라보며 K리그2 정상에 서겠다는 다짐을 아로새겼다. 산행은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됐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탐방로가 미끄러웠지만, 새해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 등산객들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사라오름을 향했다. 일부 등산객들은 예상치 못했던 제주 선수단의 모습에 놀라면서도 함께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2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30분경 사라오름에 도착했다. 오름 정상에는 둘레 약 250m 크기의 화구호가 있다. 선수단과 코치진은 사라오름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다.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도중에는 한 팬이 함께 “제주유나이티드 파이팅!”을 외치며 선수단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휴식 시간을 통해 지그시 한라산 정상을 바라보던 남 감독은 “올해 우리가 가야 할 목표가 저기 있다. 지금은 정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겨우내 담금질을 통해 한 걸음씩 다가가겠다. 이어 시즌이 끝날 땐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내려다보겠다”라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입단 2년 차를 맞는 이규혁(DF)은 “지난 시즌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못 드려서 팬들에게 죄송했다. 그런데도 오늘 새해 덕담을 해주시고 함께 파이팅을 외쳐주셔서 감사했다”라며 등산 도중 만난 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내년에는 실망시키지 않고 꼭 원하는 결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라며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한편 2019시즌 제주의 등번호 10번을 달고 활약한 브라질 공격수 마그노(32·FW)는 카타르 클럽 움살랄SC로 이적한다. 제주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중 코스타리카 국가대표 아길라르(28·MF)만 잔류하고 새로운 공격수와 중앙 수비수 영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