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솔샤르, 토트넘 무리뉴 등 신임 감독 부임 후 팀 분위기 반전 사례 많아
아스날, 아르테타 감독 부임 이후 새로운 팀 변모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이 훈련에 나선 모습. (아스널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 편집자 주= <두두다다>는 '벵거 볼'에 심취해 수 년간 아스날을 응원해 온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아스날의 신임 감독 미켈 아르테타(37)가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아스날의 팬들은 결과에 관계 없이 오랜만에 웃고 있다.
부진하던 팀이 새로운 감독을 선임한 이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경우들은 축구계에 자주 있는 일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46) 임시 감독 부임 이후 10경기에서 9승 1무의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부진하고 있는 토트넘도 조세 무리뉴(56) 감독 부임 직후에는 3연승을 기록했다.
아스날 역시 아르테타 부임 이후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구단 성적 뿐만 아니라 아스날을 새로운 팀으로 변모시켰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아르테타가 부임한 이후 한 두번의 훈련 세션만으로 팀이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많은 축구 팬들과 평론가들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코치를 지낸 아르테타가 팀에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팀을 정상궤도에 올릴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극히 드물다.
/사진=뉴시스
아르테타 감독은 부임 일주일 만인 지난달 27일 본머스와 첫 경기를 치렀다. 비록 경기는 1-1로 비겼지만 아스날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경기를 펼쳤다.
선수들은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조직적이며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수비 상황에서는 팀 단위로 이뤄지는 압박을 통해 빠르게 볼을 탈취했고, 공격 상황에서는 보다 간결한 패스를 통해 활로를 만들어냈다.
아르테타 감독은 본머스전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훈련 내용을 선수들이 이해하고 실제 경기에서 보여준 것 같다”라며 “아쉬웠던 점들에 대해서도 분석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발전할 여지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라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아르테타 감독의 전술 변화는 부진하던 선수들의 경기력을 대폭 향상시켰다. 아르테타 감독은 선수들의 단점은 가리고 장점은 부각시키며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기존 에메리 감독 체제에서는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메수트 외질(31), 루카스 토레이라(23) 등의 선수들은 아르테타 감독 밑에서 본인들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그라니트 쟈카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fnDB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그라니트 자카(27)다. 자카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상대 공간으로 깊은 침투 패스를 넣어주는 데에 특화된 선수다. 다만 수비 상황에서의 미숙함과 상대 압박에 쉽게 공을 탈취당하는 모습을 보이며 고전을 겪어왔다.
일부 팬들은 자카가 공수전환과 경기 템포가 빠른 영국 무대와 어울리지 않는 선수라며 혹평을 퍼부었다. 계속되는 비난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다툼까지 벌인 자카는 주장 자리를 박탈당하고 팀을 떠나고자 했었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자카에게 수비적 부담을 줄여주고 압박이 덜한 깊은 위치에 배치해 자카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자카는 최근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지난 경기에서는 이번 시즌 중 가장 높은 평점인 7.42점(후스코어드닷컴 기준)을 받기도 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제 막 첫 발을 뗀 초짜 감독이다.
아울러 이번 시즌, 늦은 시작 탓에 트로피, 유럽대회 진출권 등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요원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고통받아온 국내 아스날 팬들은 늦은 시간 '집관'을 마친 뒤 오랜만에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아스날 팬들은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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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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