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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다 거둬갔어요" 재건축 첫발 뗀 목동6단지 전세물량 '0'[현장르포]

목동 재건축 '청신호'… 규제 속 나홀로 집값 훈풍
정밀안전진단 통과한 목동6단지
학군특수까지 겹치며 전세 동나
양천구 전셋값 0.64% 상승

"매물 다 거둬갔어요" 재건축 첫발 뗀 목동6단지 전세물량 '0'[현장르포]
최근 1차 정밀안전진단이 통과된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입구에 지난주 '경축, 안전진단 통과' 플랜카드가 내걸리고 있다. 이 단지는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가장 먼저 안전진단을 통과 했다. 하지만 아직 공공기관이 평가하는 2차 안전진단 결과를 앞두고 있어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사진=강현수 기자
"목동 6단지 전세물량은 아예 없습니다. 매매는 조금 있었는데 이번에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다보니 집주인들이 매물을 아예 거둬버렸습니다. 그나마 나와 있는 것은 전용 95㎡ 크기가 호가 18억원 후반대인 비싼 매물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목동6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이 최근 재건축 사업에 활로가 열리며 훈풍이 불고 있다.

14개 단지 약 2만7000여가구 가운데 목동6단지가 최초로 재건축을 위한 1차 정밀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통과하고, 1~3단지는 종상향(2종→3종 일반주거지역)이 결정돼 용적률이 200%에서 250%로(공공기부체납땐 300% 가능) 늘어나며 12·16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진단 통과 6단지 가장 빠른 행보

지난 4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단지 입구에는 '안전진단을 환영' 플래카드를 떼어내고 정밀안전진단 통과를 경축하는 현수막이 걸리고 있었다. 재건축 성사까지는 통상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재건축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12·16대책의 한파 속에서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6단지 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 시장도 주식시장처럼 파도 출렁이는 시기가 있다. 여기는 잔파도가 있고 큰 파도가 있는데, 이번 정권에서 여러 규제 내놓으면서 오히려 40~50% 가량 아파트값이 올라 파도가 아닌 산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목동은 강남 대치동 등과 함께 '학군특수'가 겹치며 전세매물이 씨가 마르고 매매가 역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이르기까지 많게는 2억원 가까이 오른 상태다. 여기에 재건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호가를 높인 매물 빼고는 아예 팔겠다는 물량이 자취를 감추는 중이다.

■양천구, 서울 자치구중 상승폭 최대

전셋값도 양천구의 강세는 이어졌다. 12월 마지막주 서울이 0.10% 오르며 25주 연속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양천구는 무려 0.64%가 뛰었다.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6단지 인근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물건이 정말 귀하다. 전용 65㎡로 방 두개 화장실 하나 매물이 11억원 이상으로 올라왔고, 604동 남향 5층 35평이 18억5000만원에 하나 나와 있다"며 "요즘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나마 사는 사람들은 6단지 안에 이미 살고 있는데 큰 평수로 옮겨가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목동 신시가지 단지의 재건축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6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데 이어 12단지도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이로써 목동 전체 14개 신시가지단지 가운데 5개 단지(5·6·9·11·12단지) 가 안전진단을 신청한 셈이다. 이밖에 다른 단지들도 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시작하고 있어 재건축을 위한 사전작업이 전체 단지로 확산될 전망이다.

■실제 재건축까지는 산 넘어 산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제 재건축이 진행되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보고 있다.

우선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6단지의 경우도 공공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등급이 확정된다.

게다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이어진다면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개발이익환수제의 철퇴 가능성도 있다. 또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거쳐야할 단계를 생각하면 당장의 성과로 장밋빛 미래를 점칠 수만은 없다.


목동 신시가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추진위에서)일하는 사람들이 실소유자고 열심히 한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전체 단지 회장이 6단지에 살고 있는데 매우 적극적이다"며 "다만 매매로 들어오려면 10년 보고 들어와야 한다. 그나마 10년 보고 들어와도 외부에서 유입되는 분들은 적고 대기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은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