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선 3사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십' 개발로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현재 이들이 만드는 스마트십은 연료비 절감을 넘어서 자율 주행과 원거리 원격운항 수준까지 도달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모두 스마트십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독자모델 엔진인 힘센엔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선박 운전 최적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에 적용된 AI는 기존 개발된 지능형 선박 기자재 관리 솔루션을 통해 축적된 선박 내 발전 엔진 빅데이터를 종합 분석한다. 선박 내 기자재 가동정보를 실시간 확인, 최적의 연비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운항 중인 선박에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AI 선박 운전 최적화 시스템을 통해 연료비를 1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달 현대 LNG해운과 스마트십 기술개발 협약을 맺은 이 조선사는 올 상반기 중 '스마트 LNG운반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LNG운반선 운항 데이터를 수집, 육상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수집된 운항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박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안전 운항과 핵심 기자재 유지보수 방법까지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게 이 조선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우조선은 앞서 2018년 현대상선이 발주한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7척에도 스마트 솔루션을 적용했다. 해당 선박은 오는 2·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삼성중공업은 기존 국내 조선업계 스마트십 기술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조선사는 지난달 전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선박의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해당 스마트십은 입력된 목적지로 최적의 운항경로를 스스로 탐색해 항해하면서 주변 장애물까지 피하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원거리에서 선박을 제어하는 원격운항 기술까지 확보했다. 선박에 5G 통신 기술을 결합, 광대역 초고속 통신이 가능토록 만들었고 클라우드 기반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탑재된 배터리 전기추진기를 설치해 세밀한 원격제어와 자율운항을 현실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운항의 경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십 개발을 통해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려 불황을 타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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