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설 연휴 성별과 나이를 초월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매년 뻔한 스토리의 가족영화나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지루함도 피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플레이가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 모두 아직 안 봤을 법한 영화 5편을 추천했다. 왓챠플레이 측은 "극장에서 많은 관객을 모으진 못했지만, 스크린 수의 제한이 없는 왓챠플레이에서는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웰메이드 작품들"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민참여재판을 모티프로 한 홍승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 ‘배심원들’은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악인전',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 등 쟁쟁한 대작들 틈바구니에 끼어 흥행에 참패했다. 최종 관객수 28만8천명.
하지만 영화 자체는 재미와 감동, 사회적 의미 3박자를 두루 갖춘 웰메이드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소재인 국민참여재판을 코믹 요소와 잘 버무려내 지루하지 않았고, 영화가 던지는 법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 역시 기존 영화에서 보기 힘든 유형의 것이었다. 재판장 역할의 문소리와 아이돌 출신 배우 박형식을 비롯해 배심원으로 집단 출연한 배우들의 조화로운 연기 호흡도 볼거리다. 왓챠플레이에서는 재생 순위 최고 4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배우 마동석만큼 확실한 브랜드를 가진 배우도 드물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빗대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영화 ‘성난황소'는 마동석표 액션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는 맨몸 타격 액션 영화다. 납치당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맨몸으로 악당을 무찌르는 단순하면서도 속시원한 스토리다.
비교적 저예산 영화임에도 입소문을 타고 극장에서 상당한 흥행을 달리며 손익분기점은 넘겼지만, 그래도 최종 관객수는 159만3천명이다. 4840만명이 아직 이 재밌는 영화를 안 봤다. 왓챠플레이에서는 재생 순위 최고 6위에 올랐다.
‘히트’, ‘스파이', ‘고스트 버스터즈’ 등을 통해 기존 영화의 클리셰를 절묘하게 비틀어대며 개성넘치는 캐릭터를 창조해온 폴 페이그 감독의 스릴러 영화다. 폴 페이그 감독의 재기발랄함은 스릴러 장르에서도 여전한데, 이 재치있고 스타일리쉬한 영화를 극장에서 본 사람은 11만9천명에 불과하다.
아들을 봐달라는 부탁을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진 친구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예측불허의 전개와 세련된 감각의 유머로 그려냈다. 특히 주인공 역할을 맡아 전혀 다른 스타일의 매력을 뽐내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안나 켄드릭의 연기 대결은 이 영화의 백미다. 최근 극한직업을 제치고 왓챠플레이 재생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배우 정우성에게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영화상 2관왕와 ‘인생 캐릭터’ 순호를 안긴 작품이다. 신념을 접고 출세를 위해 대형로펌에 들어간 변호사 순호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를 재판에 이용하기 위해 접근했다가 뜻밖에 사건의 이면을 알게 되고,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소통의 방법을 익혀가는 이야기다.
인생연기를 펼친 정우성 등 배우들의 연기와 탄탄한 구성, 따뜻한 메시지 등이 어우러진 ‘증인’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극장에 253만명을 동원했다. 가족들 중 이 영화를 이미 봤을 확률이 꽤 높지만, 한번 더 봐도 좋을 영화다. 왓챠플레이에서는 재생순위 최고 4위에 올랐다.
설 연휴를 앞둔 23일 왓챠플레이를 통해 VOD 최초 공개되는 ‘윤희에게’는 명절에 모처럼 만난 엄마와 딸이 같이 보기 딱 좋은 보기 드문 수작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공개되자 마자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 ‘윤희들’이란 팬덤까지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았지만, 상영관의 제한 속에 총 관객 수는 12만명에 그쳤다.
퀴어영화인 동시에 가족영화인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딸 새봄과 함께 설원이 펼쳐진 오타루로 여행을 떠나는 ‘모녀 로드무비’다. 대배우의 반열에 오른 김희애와 걸그룹 I.O.I 김소혜의 출연으로도 화제가 됐다. 영화를 연출한 임대형 감독은 “가족으로 인해 고통받은 시간을 가족으로 치유받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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