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사진
[파이낸셜뉴스]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세노의 거대한 열기구 모습의 조각 작품 ‘에어로센 파차’가 지난 1월 28 일(현지시간) 남미의 소금 사막인 살리나스 그란데스 상공에 띄워졌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정상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의 철학과 메시지를 현대미술 언어로 확장한 글로벌 전시 프로젝트 ‘CONNECT, BTS’의 일환으로, 지난 1월 14 일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대한민국 서울에 이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어졌다.
‘CONNECT, BTS’는 런던,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그리고 뉴욕까지 전 세계 5 개국 22여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약 석 달에 걸쳐 펼치는 글로벌 현대미술 프로젝트다.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 작가들과 큐레이터들이 ‘다양성에 대한 긍정’, ‘연결’, ‘소통’ 등 방탄소년단이 추구하는 철학을 지지하며, 이를 현대미술 언어로 확장한 작품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뿐 아니라 현대 미술이라는 새로운 영역과 조우하며 자신들의 철학과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한다.
토마스 사라세노의 이번 작품은 예술, 과학기술, 그리고 환경 운동의 교차점에서 지난 20 여년간 만들어낸 실험의 결정체다. 이는 화석 연료, 태양 전지판, 배터리, 그리고 열기구에 사용되는 헬륨조차 없이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태양광으로만 인간이 날아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이자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됐다.
작품 제목인 ‘에어로센 파차’는 잉카 제국의 우주관에 등장하는 것으로, 지표면 아래의 것과 지상의 가장 먼 우주까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하나로 아우르는 '파차(Pacha)'의 개념에서 차용했다. ‘에어로센 파차’는 인류 뿐 아니라 하늘 아래 모든 것과 지구라는 행성은 상호 연결된 존재이며 운명을 같이함을 다시금 일깨운다.
사라세노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화석 연료 등 인공적인 에너지로부터 벗어나 오직 태양의 힘을 빌려 비행하는 세계 최초 기록으로, 실제 스위스 로잔의 세계항공스포츠연맹의 담당자가 현장 참관하여 순수 태양광 자유비행의 기록 6 개를 공식적으로 갱신, 세계 기록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록은 ‘여성 파일럿’으로서는 물론,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일반’ 부문에서도 최고 고도, 최장 거리, 최장 비행 시간을 갱신한 것으로 더 큰 의의를 지닌다.
퍼포먼스가 펼쳐진 살리나스 그란데스는 접근하기 힘들고 땡볕이 내리쬐는 사막임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의 방문객이 먼 길을 찾아와 ‘에어로센 파차’의 역사적인 비행을 감상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ARMY) 역시 현장을 찾아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안무를 따라하며 ‘CONNECT, BTS’를 자축하고 사라세노의 야심찬 비행을 응원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28일의 비행 기록은 위성 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되어 전 세계에 방영되었으며 약 2만 6000여 명의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접속했다. 이는 ‘에어로센’ 공식 홈페이지에서 현장감 넘치는 영상으로 다시 시청할 수 있다.
사라세노 작품의 비행 영상을 담은 과정은 4 부작 필름으로 기록하여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키르치네르 문화센터(CCK)에서 개최되는 기자간담회 당일인 1월 31 일을 시작으로, 오는 15 일, 29 일, 3 월 14 일 각각 오후 8 시 총 네 차례에 걸쳐 무료 상영한다.
아울러 1일부터 3월 22일까지 문화센터의 상설 전시공간에서는 ‘에어로센 파차’의 전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과 소품들을 전시한다. 방문객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영상 스크리닝 이벤트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CCK 의 대형 국립 강당에서 공개되어 선 예약을 통해 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사전 예약이 진행된 1차 상영은 예약 페이지 공개 40 분 만에 1750 석이 모두 매진되며 그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입장권 예약은 공식 홈페이지(cck.gob.ar)에서 가능하다. 한편 1 월 28 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 중인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는 앤 베로니카 얀센스, 강이연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토마스 사라세노의 ‘에어로센’ 프로젝트를 포함한 5 개 도시 전체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사진, 영상 자료를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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