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메릴린치, 국내 아리랑본드 확대… ‘30년 만기’ 300억원 발행

"신용 우량한 한국서 자금 확보"

글로벌 투자은행(IB) 메릴린치 네덜란드법인이 국내 시장에서 아리랑본드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아리랑본드는 외국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원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릴린치 네덜란드법인은 지난 6일 30년 만기의 아리랑본드 3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메릴린치 본사가 보증을 섰다. 표면금리는 연 2.3%로, 메릴린치는 발행 1년 후(2021년 2월 6일)부터 중도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앞서 메릴린치는 지난해 12월 200억원 규모로 15년물 사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첫 아리랑본드 발행이었다. 당시 표면금리는 연 4.2%에서 결정됐다. 채권만기를 15년, 30년으로 장기화한 것은 해당 채권 수요자인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요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메릴린치가 자금 조달 다변화 측면에서 원화채 조달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량한 정부 신용도를 가진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조달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 채권금리는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 1월 2.1%대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19년 1월 1.8%선까지 떨어지더니 지금은 1.2%대를 가리키고 있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해외 기업 및 금융사들의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조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2021년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장기채권 매입에 나서고 있는 점도 글로벌 IB의 채권 투자자 모집에 매력적 요인이다.

중국 2위 항공사인 중국동방항공도 지난해 12월 3000억원 규모의 아리랑본드를 찍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미국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도 국내 시장에서 아리랑본드를 통한 자금조달을 진행한 바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