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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 군산공장 일부 ‘반도체용’ 전환

中 저가 공세에 5분기 연속 적자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량은 2배로
2위 한화솔루션도 사업중단 검토
태양광 소재 中 의존도 높아질 듯

OCI,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 군산공장 일부 ‘반도체용’ 전환
OCI의 전북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
OCI가 태양광 모듈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생산을 중단한다. 폴리실리콘 국내 1위 업체인 OCI가 사업을 중단키로 하면서 태양광 소재산업의 중국 의존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 2018년 4·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

OCI는 11일 설비보완 및 사업환경 악화에 따라 군산공장에서 폴리실리콘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달 중순부터 폴리실리콘 군산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총 생산규모의 15%에 해당하는 일부 생산라인은 설비를 보완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으로 가동한다는 것이 OCI의 계획이다. 생산재개 예정일자는 오는 5월 1일이다.

OCI가 주력사업 중 하나였던 폴리실리콘 사업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군산 공장 인력도 구조조정했다. 이날 OCI는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7505억원 발생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는 2018년 사업연도 연결 자기자본(3조4926억원)의 2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OCI는 전년 대비 16.3% 줄어든 2조6051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손실 1807억원으로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OCI는 지난 2018년 4·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갈수록 적자폭을 키우고 있다.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는 중국산 제품 공급 확대 등으로 인한 태양광 폴리실리콘 판매 가격 하락이 꼽힌다.

OCI는 올해 주요 사업계획 중 "폴리실리콘 생산 이원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 및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OCI 군산 공장의 경우 반도체용(EG) 폴리실리콘 시장에 집중하겠지만, 사업 재편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올해는 영업이익 시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OCI는 말레이시아 등 해외 폴리실리콘 사업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생산이 중단되는 태양광 폴리실리콘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할 경우 원가를 25% 이상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말레이시아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1만3800t에서 2만7000t으로 확대키로 했다.

국내 공장은 태양광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 한화솔루션도 사업 중단 검토

OCI에 이어 폴리실리콘 국내 2위 기업인 한화솔루션도 지난해부터 이 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외부 업체를 통해 공급받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하에 폴리실리콘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작년부터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이 지난해부터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률을 낮춰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화솔루션이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면 셀과 모듈만 제조해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가 없어지게 된다.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의 구조로 짜여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2018년 중국 웨이퍼 공장 문을 이미 닫은 바 있다.

문제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국내 선두 기업들이 손을 뗄 경우 태양광 소재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비수익 사업 정리로 수익성이 향상되겠지만, 중국 소재공장 상황에 따라 국내 태양광 산업이 직격탄을 받을 수 있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