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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방역복 못 입는 공항 출입국사무소 공무원, 감염에 노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출입국사무소 직원 방역복 미착용…최소 안전 보장해달라"
감염내과 전문의 "기침으로 전염…자주 손 씻는다면 마스크, 장갑으로 충분" 

[파이낸셜뉴스] '공항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노출돼 있다?'
공항에서 일하는 법무부 소속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출입국사무소 직원에 방역복 지급하라" 국민청원
12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원게시판에 '중국인 및 외국인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의 최소 안전을 보장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fn팩트체크]방역복 못 입는 공항 출입국사무소 공무원, 감염에 노출?
<출처=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이 청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고 후 자가격리, 가벼운 증상이거나 잠복기일 경우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하루종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업무를 보는 출입국사무소 직원들과 공항 직원들은 감염 위험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입국사무소 직원인 제 친구는 30일이내에 국내에 입국한 후 우한 폐쇄로 인해 우한으로 돌아갈 수 없는 우한 중국인의 한국 체류 연장을 심사하기도 했고, 내일부터는 외국인들의 체온을 재야한다"며 "방호복(방역복)이나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마스크만 착용한 채 그런 업무를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산을 막고 공무원들이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에게도 방호복(방역복)을 지급해달라"고 청원했다.

그렇다면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 공무원들이 방역복을 착용하지 않은 채 업무를 보고 있는 건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다.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방역복을 착용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마스크·장갑만으로도 감염 막을 수 있다"
실제 중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승객은 현지에서 유증상 여부를 확인받아야 항공기 탑승이 가능하다. 법무부는 지난 9일 입국제한 조치로 499명이 중국 현지 탑승단계에서 차단됐다고 밝혔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지난 1월 10일 1만8856명에서 이달 8일 3572명으로 약 81.1% 급감했다. 입국 제한 조치 공표 및 시행일 대비로도 33~55% 줄었다.

[fn팩트체크]방역복 못 입는 공항 출입국사무소 공무원, 감염에 노출?
또, 외국인 입국 시 항공기에서 내린 후 가장 먼저 거치는 곳은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의 검역대다. 열 감지기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 증상 여부를 판가름하고, 유증상자 발견 시 일차적으로 격리하고 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은 현지 탑승 전 1차 심사와 입국 후 검역대를 통과한 외국인들을 상대하는 셈이다.

복수의 감염 전문가들도 마스크와 장갑만으로도 감염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 감염 전파 경로는 환자의 기침 등을 통해 섞여 나오는 '비말 전파'"라며 "출입국사무소 직원이라도 자주 손을 씼는다면 마스크와 장갑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660명의 인천 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 뿐 아니라 검역, 세관(CIQ)인력들이 방역복 대신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방역복 착용은 100% 방역이란 가치가 있겠지만 외국에서도 중국 일부 공항을 제외하면 그런 사례가 없다"며 "외교 관계 뿐 아니라 국민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지난 5일 이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1010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경우 30일간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선 정부가 답하도록 돼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