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웃는 남자(EMK뮤지컬) /사진=fnDB
박강현(라이트하우스 제공)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웃는 남자’는 제 인생작이다. 이 작품 덕분에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졌고, 상도 받았고, 배우로서도 많이 성장했다.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재연한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 ‘웃는 남자’가 배출한 스타 박강현이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강현은 17일 취재진과 만나 “벌써 공연 막바지인데,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2018년 초연할 때만 해도 부담이 컸다. 같이 하는 사람이 엑소의 수호에 박효신이었다. 내가 해도 되나, 그런 생각도 했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배우의 티켓 파워를 따질 수밖에 없는데 당시엔 저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제작사도 저도 큰 도전이었다고 본다.”
‘웃는 남자’로 제7회 예그린 뮤지컬 어워즈에서 남우신인상을 받은 그는 최근 몇년 사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엘리자벳’ ‘엑스칼리버’ ‘마리 앙투아네트’ 등 대극장 뮤지컬에 출연했고, ‘엑스칼리버’의 랜슬럿 역으로 2020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도 받았다.
재연 출연을 제의받고 "흔쾌히 수락했다"는 그는 "창작 초연작이라 좀 더 애착이 갔다. 좀더 발전되고 깊어진 그윈플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초연보다 여유가 생겼다. 그윈플렌의 여정이 좀 더 매끄럽게 수정되기도 했지만, 매 장면마다 뭘 해야 할지 정확히 알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데아와 아버지를 대하는 감정부터 모든 것을 대하는 감정이 깊어진 것 같다. 저란 사람이 깊어진 것인지, 그윈플렌 역할 때문에 깊어진 것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좀 더 깊어졌다
웃는 남자’에 함께 출연하는 신영숙은 박강현을 두고 ‘그윈플렌에 빙의됐다’고 평한 바 있다. 박강현은 “신영숙 누나는 저를 아주 예뻐해 준다”며 “덕분에 힘을 얻어서 더 열심히 한다”고 답했다.
“영숙 누나는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무대 위·아래 모습이 너무 다르다. 여리고 순하고 착하고 엉뚱하다. 귀여운 면도 있다. 하지만 무대 위만 올라가면 무대를 압도한다. 누나만의 카리스마가 있다. 배우고 싶다. 내공이 쌓이면 되겠죠.”
공연 중에는 목 관리가 중요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밝힌 그는 “평소에 에너지를 비축했다가 무대 위에서 발산한다”고 자신의 일상을 귀띔했다. “공연 끝나고 집에 오면 왠지 공허하다. 에너지를 다 쓴 뒤라 체력은 바닥이고 마음도 피곤하다. 공연을 잘 끝냈다는 뿌듯함도 있지만, 이젠 뭐하지 그런 생각도 든다. 나를 위해 어떻게 시간을 써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몸도 마음도 지친 듯 했지만 그는 동시에 의욕도 불태웠다. 2월말 예정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콘서트를 언급하며 “유다의 넘버는 너무 힘들다”며 “근데 전 위기를 좋아한다. 저를 옥죄면 그걸 뛰어넘고 싶어진다”고 웃었다.
영화배우를 꿈꾸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보고 뮤지컬배우로 방향을 틀었다는 그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흔들리지 않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더불어 팬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싶다.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로 저를 소개했을 때, 주변 반응이 별로라고 하면 속상할 것 같다. 괜찮다, 잘하네, 왜 그 사람을 좋아하는지 알겠다, 라는 이야기를 팬들에게 듣게 해주고 싶다.”
‘웃는 남자’처럼 재연하고 싶은 작품이 있을까? 그는 ‘킹키부츠’를 꼽았다. “올해 ‘킹키부츠’에 참여하지 않지만, 그 작품은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사랑으로 가득 차게 해주는 작품이다.
해보고 싶은 작품은 ‘맨 오브 라만챠’의 돈키호테다.”
'웃는 남자'는 삼연, 사연도 참여할 의향이 있을까? 그는 30대 중반까지 하고 싶다고 답했다. "더 나이가 들면 그윈플렌을 거둔 우르수스, 더 나이가 들면 병마개 제거사를 하고 싶다." '웃는 남자'는 박강현의 인생작이니까.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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