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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 입점해 식당 창업, 月 4500만원 매출 넘봐

1인 가구 증가에 배달음식 인기
넓은 주방 요식업 창업자에 임대
음식 장사 돕는 '공유주방' 급성장

#. 떡볶이 매장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김선우(가명·34)씨는 소자본으로 떡볶이 가게를 창업했다. 공유주방인 고스트키친 강남역점에 입점한 이후, 지난해 10월 300만원을 기록하던 김씨의 매장은 올해 2월 4500만원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달 만에 매출이 15배가 오른 것이다. 매출이 쭉쭉 오르면서 현재는 코스트키친 송파점으로도 매장을 확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배달 생태계' 스타트업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시작한 배달 스타트업 생태계는 물류 스타트업으로 진화해 기존에 있던 배달 대행시장을 대체했다. 관련 규제가 일부 풀리면서 공유주방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20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달 생태계 업계는 '공유주방'이다.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공유주방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공유주방 시장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보고서는 "배달음식 이용을 선호하는 1인 가구의 증가, 온라인을 통한 소비에 익숙하고 요리를 경험으로 인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시장 확대,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이 공유주방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달 대행시장도 '언택트 소비'에 수혜를 입고 있다. 바로고와 메쉬코리아 등 물류 스타트업들은 해마다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하며 지역 기반으로 존재하던 기존 배달업계를 대체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 "원래도 잘 됐다"

최근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배달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배달 앱을 통한 주문량은 503만건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보다 10만건 이상 늘었다. 또 다른 배달 앱 요기요 역시 이달 같은 기간 주문량이 전월대비 평균 12% 올랐다.

그러나 배달 생태계 스타트업들은 "지난해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한 공유주방 관계자는 "최근 주문량이나 입점 문의가 가파르게 늘어난 건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해석할 순 있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부터 일주일 단위로 매출이 20%씩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는다곤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물류 스타트업 관계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일별로 따지면 확진자가 확 늘어난 어제(19일) 배달건수는 오히려 줄었다. 다만 이번주부터 배달건수가 다시 늘어날 순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체별 특성 살리며 진화 중

배달 생태계 스타트업들은 동일한 서비스로 제로섬 경쟁을 하기 보다는 각 업체별 특성을 살리며 진화해 나가고 있다.

공유주방은 넓은 주방 공간을 공용으로 쓰며 식품제조 가공업을 운영하는 '제조형'과 개별 주방의 형태로 배달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배달형' 등으로 나뉜다. 선발주자인 '위쿡'은 간편식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제조형 공유주방의 특색이 강하다. 우버 창업자가 만든 '클라우드키친'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이사 출신인 최정이 대표가 만든 '고스트키친'은 배달형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달 배달건수 600만건을 돌파한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는 이달 배달건수 700만건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바로고는 입점하는 업체 등에 배달 프로그램을 임대해 수수료를 받는 형식이다.
배달 대행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기업 간 계약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과 배달대행 계약을 맺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매출 산계방식, 비즈니스 방식이 다르다"며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식품·외식업 창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