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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키조개·표고버섯 차례로 올려 '장흥삼합' 한입에… 구운 굴 까먹는 재미는 보너스 [Weekend 레저]

장흥에선 뭘 먹지

한우·키조개·표고버섯 차례로 올려 '장흥삼합' 한입에… 구운 굴 까먹는 재미는 보너스 [Weekend 레저]
장흥한우삼합
【 장흥(전남)=조용철 기자】 전남 장흥의 겨울철 별미는 무엇일까. 쌀쌀한 바람이 불 때 장흥을 찾는다면 굴을 꼭 맛보자. 오염되지 않은 청정 바다를 자랑하는 장흥은 해산물이 풍부하고 늦가을부터 겨울에는 굴이 많이 난다. 싱싱한 굴은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불에 구우면 풍미가 훨씬 깊다. 추운 겨울에 뜨거운 불 앞에 옹기종기 앉아 구워 먹는 굴은 장흥이 선물하는 낭만이다. 용산 남포마을과 관산읍 죽청마을에 굴이 나는 동안 반짝 운영하는 굴구이 하우스가 있다. 넓은 철판에 굴을 가득 올려 굽기도 하고 장작불에 석쇠를 올려 굽기도 한다. 굴 껍데기가 크고 두껍지만 잘 익으면 굴이 머금은 수분이 끓어올라 입이 쩍 벌어진다. 탱글탱글하고 부드러운 맛에 연신 집어먹기 바쁘다. 여기에 굴떡국이나 굴전을 더하면 한끼 식사로 거뜬하다.

장흥의 맛을 논한다면 단연 한우삼합이다. 한 번이라도 그 맛을 보면 장흥을 찾을 때마다 먹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청정한 자연이 키운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가 어우러졌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깊은 숲에서 자란 향긋한 표고버섯, 혀에 착 감기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인 장흥한우, 바다 향기를 품은 키조개를 차례차례 올려서 입에 넣으면 세 가지 맛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최고의 풍미를 자랑한다. 한우삼합은 재료를 한꺼번에 불판에 올리지 말고 몇점씩 구워서 바로바로 먹어야 더 맛있다. 키조개는 빨리 익기 때문에 특히 신경을 더 써야 한다. 한우삼합을 선보이는 식당은 장흥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지만 특히 정남진장흥토요시장에 유명한 집들이 많다.

대덕읍 내저마을은 장흥에서도 품질이 가장 좋은 매생이를 생산한다. 매생이는 예로부터 임금에게 바친 진상품이다. 한겨울에 수확하는 매생이는 철분, 칼슘, 비타민A·C가 풍부해 조혈 작용을 돕고 골다공증 예방과 콜레스테롤 생성 억제, 면역력 강화 등에 효과가 있다.
굴이나 키조개를 넣고 끓인 매생이탕 외에도 매생이떡국, 매생이전 등 다양하게 요리해서 먹는다. 매생이를 전으로 부치면 식감 때문에 꺼리던 아이들도 맛있게 먹는다. 입에 넣으면 씹을 것도 없이 호로록 넘어가는 감칠맛에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