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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 막심 드 윈터 카이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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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뮤지컬 ‘아이다’ 부산 공연 취소로 7~8억원 피해가 예상된다.”(드림씨어터) “코로나19 심각 단계 격상 이후 하루 평균 1000장의 취소표가 나왔다.”(뮤지컬 ‘레베카’ 관계자) “‘옥탑방 고양이’ ‘작업의 정석’ ‘김종욱 찾기’ ‘난타’ 등 대학로 인기 공연마저 축소·취소되면서 그야말로 대학로에 적막감이 감돈다”(김용제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공연계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뮤지컬, 연극이 줄줄이 취소·단축·연기되고, 국립공연 기관이 잠정 휴관에 들어갔다. 3월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등 몇몇 공연장은 아예 공연이 없어 그야말로 ‘문화가 없는 3월’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소 공연기획사가 밀집한 대학로 관계자들은 “사태 장기화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보다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 공연기획사는 “모든 공연 기획사·인력들에게 쓰라린, 보릿고개가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드림씨어터는 지난 2월 9일 폐막한 ‘오페라의 유령’ 후속작으로 오는 3월 28~4월 11일 뮤지컬 ‘아이다’를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대구광역시가 코로나 19의 최대 확산지가 되면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 드림씨어터 관계자는 “4월 중순까지 꼼짝없이 극장 폐쇄에 들어가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뮤지컬 ‘레베카’는 마니아층이 탄탄한 대형 뮤지컬인데도 코로나19가 2월 23일 ‘심각’ 단계로 격상되자 그 다음날인 24일부터 하루 평균 1000장씩 취소표가 나왔다. EMK뮤지컬 관계자는 “뮤지컬 ‘웃는 남자’는 첫날 400장, 이튿날 600장씩 취소표가 나왔다”며 “제작진 모두 어려운 시기에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깊이 감사하며 얼마 남지 않은 폐막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공연장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고 말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월 26일~2월 25일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 등의 공연 매출액은 260억9074만원으로, 전월 동기(449억5129만원)보다 42%가량 줄었다. 통상 2월은 공연계 비수기로 1월보다 매출이 줄지만 작년 동기 감소율이 21%인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2배에 이른다.
설상가상 3월엔 문 닫는 공연장이 나온다. 세종문화회관은 대극장 대관 공연뿐만 아니라 M씨어터·S씨이터·체임버홀·미술관까지 3월 대관 및 기획 공연의 90%를 취소·연기했다. 정태춘 박은옥 데뷔 40주년 서울 앵콜 콘서트 등 대극장 대관 공연 6건을 모두 취소했고, 원래 3월까지 예정됐던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2월 29일에 앞당겨 종료한다. 체임버홀의 클래식 공연 8건도 모두 취소됐다.
2월 25일부터 비상운영체제로 들어간 예술의전당도 3월초까지 자체 기획 공연과 전시 행사 및 교육 강좌를 전면 취소하고, 일부 대관공연·전시만 운영한다. 국립중앙극장 등 5개 국립공연 기관은 오는 3월 9일까지 휴관하고 국립극단 등 7개 국립예술단체의 공연이 잠정 중단된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과 국립극장은 특히 애가 탄다. 2월 28일 초연을 앞두고 1월부터 연습에 돌입했던 국립극단 기념 연극 ‘화전가’는 그 직격탄을 맞은 대표 사례다.
민간 공연장 중에서는 LG아트센터가 3월 예정한 자체 기획 공연 ‘러시아워 콘서트’를 비롯해 3건의 대관 공연을 모두 취소·연기했다.
뮤지컬 전용 공연장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샤롯데씨어터는 2월 11일 개막한 ‘드라큘라’가 공연 중이며,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는 뮤지컬 ‘아이다’ 후속으로 3월 14일 ‘오페라의 유령’을 올린다. 충무아트센터도 3월에 ‘레베카’와 ‘마리 퀴리’를 공연하고, 4월에 ‘글래디에이터’와 ‘차미’를 예정대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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