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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 관망세… BBB급 기업 공모채 발행 확대

키움캐피탈 등 수요예측 앞둬
금리 인하 기조에 투자매력 하락
종목별 펀더멘탈이 성패 가를 듯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 국제유가 폭락 등으로 회사채 발행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BBB급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이 잇따라 공모채 시장을 두드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에 해당하는 키움캐피탈은 오는 13일 2·3년물 총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발행예정일은 이달 20일로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경우 최대 12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서 자금을 조달한 키움캐피탈은 사모시장뿐만 아니라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BBB+)는 다음달 1일 2·3년물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예정일은 같은 달 9일이다. 한솔테크닉스가 회사채 시장에 나온 것은 2018년 4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대내외 변수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우량채권에 대한 투자심리는 예전만 못하다.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회사채 만기 3년물 금리가 3% 초중반에 그치는 등 BBB급 기업들의 금리 매력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기업의 수요예측 흥행 여부는 결국 펀더멘탈과 금리 수준에 달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BBB급 회사채의 수급 저하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당분간 BBB급 회사채는 종목별 펀더멘탈과 금리 수준에 따라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리 측면에서 BBB급 회사채와 경합하는 반면, 신용등급이 금융사의 신종자본증권 등 우량한 대체상품이 많이 나오면서 BBB급 회사채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연초 두산인프라코어, AJ네트웍스 등 BBB급 기업들은 수요예측에서 발행 목표금액만큼 자금을 모집하는데 성공했지만 증액 희망 규모까지 끌어모으 데는 실패했다.

올해 말로 하이일드채권(신용등급 BBB+ 이하)에 45% 투자할 경우 공모주 10%를 우선배정해주는 '공모주 하이일드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일몰되는 점도 BBB급 회사채 수급에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하이일드펀드는 BBB급 회사채를 편입함으로써 '큰 손' 역할을 해왔으나 올해 말로 끝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