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5.23% 폭락하며 1810 붕괴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 정지
WHO 팬데믹 선언 등에 낙폭 확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에 금융시장이 출렁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7%, 코스닥지수는 5.39% 각각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3.5원 올랐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주식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 코스피지수는 장중 5% 이상 폭락해 1810선이 무너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4% 급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5.23%가 폭락하며 1808.5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맞아 선물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거래소는 코스피200선물(최근월물)이 -5.06% 하락한 후 1분간 지속되자 사이드카를 발동, 오후 1시4분부터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코스피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진 2011년 10월 4일 이후 약 8년5개월 만이다. 사이드카는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유가 급락으로 기업의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지며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긴급성명을 발표했으나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 실망매물이 출회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급락과 사이드카 발동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에 따른 아시아 주요증시 하락 여파, 개인신용매물 출회 우려, 선물옵션 동시만기 변동성 등 국내증시의 수급 절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최악의 경우 코스피가 174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재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순자산비율(PBR)은 0.74배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0.76배)를 하회하고 있다. 2000년 이후 PBR 저점인 2001년 0.71배의 1820선이 1차 지지선, 최악의 상황을 가정시 2003년 PBR 0.68배 수준인 1740선이 2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각국의 글로벌 공조 대응이 나올때까지 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와 정책대응에 대한 기대감이 혼재돼 있다"면서 "두 요인 중 어느 쪽으로 힘이 쏠리느냐에 따라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5원 오른 달러당 12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8월 5일(17.3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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