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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휩싸인 美… 휴교령·사재기에 식당·유통업체는 휴점

민심 달래기 나선 트럼프
"마트 판매대 가득 채워라"
美 보건당국자 "국가봉쇄 필요"

공포 휩싸인 美… 휴교령·사재기에 식당·유통업체는 휴점
코로나19로 미국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코스트코 매장 밖에 입장하려는 쇼핑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P 뉴시스
코로나19 패닉에 직면한 미국 사회가 대혼란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당국에서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병원이나 의료시설에 환자가 넘치는 것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 자제를 요청하는 등 미국이 셧다운에 들어가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물품 부족을 우려한 사재기가 극성이다. 휴교령에 이어 술집, 레스토랑 영업 제한조치까지 발동될 태세다.

■사재기·휴교령·영업제한

학생이 약 110만명으로 미국 최대 학군인 뉴욕시의 공립 학교들은 4월20일까지 휴교에 들어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사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이번 휴교령에 대해 "과거에는 꿈에서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4월20일 개학하더라도 이번 학기는 사실상 취소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금까지 뉴욕시에서 코로나19 329건이 확인됐으며 5명이 사망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술집과 와인 양조장의 영업을 중단하고 레스토랑은 수용 인원을 절반으로 줄일 것을 지시했다. 또 530만명이 넘는 고령자 주민들에게는 외출을 말고 집에만 머무를 것도 당부했다.

캘리포니아주 외에 다른 주에서도 유럽에서 확대 실시중인 레스토랑과 술집의 영업을 중단하는 조치들이 잇따라 내놨다.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시내 술집과 레스토랑의 영업 중단을 지시하지는 않았으나 수용 인원의 절반만 손님으로 받도록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오하이오주는 15일밤부터 모든 레스토랑과 술집들이 배달이나 포장 서비스를 제외한 영업 금지령이 내려졌으며 매사추세츠, 일리노이주도 비슷한 조치가 단행되기 시작했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15일부터 술집 영업을 중단시키고 곧 레스토랑들에도 같은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나이트클럽 영업이 중단됐으며 술집들은 테이블간 거리를 의무적으로 1.8m를 두도록 했다.

유통업체들의 휴점도 늘고 있다. 나이키는 27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서유럽, 호주, 뉴질랜드의 모든 매장이 휴점에 들어갔으며 어번아웃피터스도 28일까지 영업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미국과 캐나다의 매장 안에 출입을 차단하고 인파가 많은 쇼핑몰이나 대학가 매장은 영업을 중단하는 대신 주문한 제품을 수령하는 서비스를 늘리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수년동안 온라인 판매에 투자해온 타깃 같은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의 서비스가 이번에 시험대에 올랐으며 텅빈 매장의 선반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안에 따른 소비자들의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이달초부터 세제와 쓰레기봉투, 생수 같은 제품들이 부족해 수량에 제한이 있다고 공고했다.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 회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고강도 대응책 추가 예고

트럼프 행정부가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전국적인 고강도 봉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24명의 전국 식료품 체인회사와 공급망 임원들과 면담에서 "꾸준히 물량을 확보해서 미국민이 필요한 물건이 언제나 선반에 가득한 것을 보고 조용하고 안전한 느낌을 받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백악관의 저드 디어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은 그렇게 많은 것을 살 필요가 없다. 느긋하게, 안심하고 천천히 해달라"며 사재기를 중지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같은 날 NBC방송 대담프로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늦추기 위해 14일간의 국가 봉쇄와 같은 공격적 조치를 원한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정부 당국자들은 "과민반응한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말했다. 그는 "나는 미국인들이 지금 나라가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