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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 풀린 날씨에 젊은층 '코로나 슈퍼전파자'되나

[fn팩트체크] 풀린 날씨에 젊은층 '코로나 슈퍼전파자'되나
스웨덴의 세계적인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24일(현지시간) 젊은이들을 향해 코로나19 감염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활동 반경이 넓은 젊은층이 날씨가 풀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증폭 시킬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면서 전세계적으로 정부가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젊은 층들이 클럽, 해변가, 놀이시설 등으로 몰리면서 '바이러스 슈퍼 전파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나이가 많고 면역력이 약해진 70세 이상의 노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하다고 알려졌으나, 사실상 가장 조심해야 하는 쪽은 활동성 좋은 젊은이들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자신이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믿기도 하며, 감염되더라도 큰 증상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있어 자기도 모르게 '바이러스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어서다. 그리고 그 피해는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인들이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이동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모임을 갖는 젊은층이 전세계적으로 많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500명 이상 모임을 금지했으나, 젊은이들은 해변에서 조치가 강화되기 전 '마지막 파티'를 즐기기 위해 모여들기도 했다. 현재 호주의 코로나19 환자가 1000명에 육박하면서 당국은 해변 폐쇄라는 강경책을 꺼내들었다.

[fn팩트체크] 풀린 날씨에 젊은층 '코로나 슈퍼전파자'되나
신종 코로나 19 확산에도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 인근 본다이 비치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위 사진). 아래 사진은 정부의 폐쇄명령이 내려진 21일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유럽도 젊은이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곳곳에서 태평하게 일광욕을 하는 젊은이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이로 인해 프랑스 정부는 파리 센강 주변과 주요 광장을 폐쇄하고 드론까지 띄워 감시를 강화했다. 누적 사망자수가 중국보다 많은 4000명을 넘긴 이탈리아는 결국 전국의 모든 공원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처럼 일부 개인적인 젊은이들의 행동으로 전체 시민의 노력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인들이 피해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동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에게 "젊음이 천하무적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젊다고 해도) 당신들은 천하무적이 아니다. 이 바이러스 때문에 몇 주간 입원하거나, 숨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환자 약 4분의 1은 19세에서 50세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보건당국도 젊은층의 감염 비율이 결코 낮지 않고, 감염시 폐나 다른 장기에 영구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젊은이들에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툰베리는 "최근 중부 유럽을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의심돼 지난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가 회복했다. 피곤함을 느꼈고, 오한과 인후통이 있었으며 기침을 했다"면서 "나와 함께 다녀온 아버지도 같은 증세가 있었지만, 훨씬 심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는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나 의료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검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에 걸렸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회복했다"면서 "나의 증세는 가벼웠다면서 아마도 많은 사람, 특히 젊은이는 아무런 증세도 알아채지 못하거나 아주 약한 증상만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에게 가벼운 증상이더라도 심각하게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위험군에 속하지 않지만 엄청난 책임이 있다. 우리의 행동이 다른 다수에게는 삶과 죽음을 가를 수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