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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 ‘비적정’ 역대 최다 위기

코스닥 상장사만 벌써 27곳
신외감법으로 감사 기준 높아져

본격적인 결산시즌을 맞아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기업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외부감사법 여파로 회계감사 기준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모두 27곳이었다. 코오롱티슈진과 피앤텔, 포티스, 에이프런티어, 에스마크, 샘코, 에이아이비트, 스타모빌리티 등 25곳이 '의견거절', 코나아이와 메디앙스는 감사의견 '한정'을 각각 받았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사유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된 상장사도 32곳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신한, 유양디앤유가 '의견거절'을, 하이골드8호가 부적정 판정을 각각 받았다.

외부감사인은 상장기업에 대해 정기주주총회 일주일 전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다. 유가증권시장은 의견거절에 한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되지만 코스닥시장은 의견거절과 함께 한정 의견을 받은 경우에도 즉시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코스닥기업이 54곳에 이르는 만큼,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기업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의견거절 및 한정 의견을 받은 상장사(코스피+코스닥)는 총 37곳이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적 악화와 관련된 장기 영업손실 사유나 대규모 계속사업손실 사유는 소폭 감소한 반면, 감사의견 비적정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2010~2018년 관리종목 중 감사의견 비적정 사유에 해당하는 비율은 연평균 25%였는데 지난해에는 해당 비율이 49%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보고서에 대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이듬해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된다.

지난 2018년 11월 외부감사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회계감사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에는 관리종목의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만큼 최근 회계감사로 인한 시장퇴출 위험 증가에 대한 우려가 수치로 확인된다"며 "다만, 해당 수치만으로는 과도한 감사절차가 빈번한 시장조치를 유발했다는 인과관계를 도출하기 어렵고, 감사인이 비적정 의견을 낸 이유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