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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계 "악마? 중범죄자! 조주빈에게 권력 주지 말아야"

대중문화계 "악마? 중범죄자! 조주빈에게 권력 주지 말아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2020.3.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마십시오. 범죄자에게 마이크를 쥐어주지 마십시오.”(가수 김윤아)

‘박사방 사건’ 피의자 조주빈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대중문화계에서도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 범죄자가 언론을 이용하지 않게 언론이 ‘범죄를 고발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주체’로서 역할해주길 바랐다.

변영주 영화감독은 자신의 SNS에 “언론은 추악한 쓰레기 범죄자를 '소비'하는 주체가 아니라 범죄를 고발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주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저 쓰레기 자식의 어떤 것도 궁금하지 않고 오로지 모든 관련 범죄자가 법의 심판을 받기를 바란다“고 썼다.

또 조주빈뿐만 아니라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유포자, 이용자 모두에 대한 무관용 처벌을 촉구했다. 변영주 감독은 “'실수'라는 단어는 이 범죄의 피해 여성들이 했던 어떤 행동들을 '실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돈을 입금하거나 그 방에 들어간 것은 '실수'가 아니라 범죄에 동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주빈이 스스로를 ‘악마’로 포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조주빈) 넌 악마가 아니라 그냥 추악한 범죄자”라며 “널 멈춘 게 아니라 널 막은 거고 잡은 거야”라고 지적했다.

베스트셀러 저자인 서천석 교수(정신과 전문의)도 김윤아, 변영주 감독과 유사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SNS에 “왜 중범죄자에게 마이크를 주는 것일까? 그가 하는 어떤 이야기가 궁금한가? 나는 그가 궁금하지 않고 그가 받을 처벌만 궁금하다”고 피력했다.

“왜 그가 제멋대로 말하도록 두는 것인가? 그에게 왜 그런 큰 권력을 주나? 생방송으로 전국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기회를 왜 주는 것인가? 자기가 상황을 통제하고 상대를 흔들 수 있는 힘이 있음에 쾌감을 느끼는 인간이다. 왜 그런 쾌감을 다시 느낄 기회를 주나? 결국 그는 다시 한 번 세상을 흔드는데 성공했고 피해자들은 허탈감에 상처를 입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와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N번방 보도는 피해자 보호가 최우선 돼야 한다”며 “‘짐승’ ‘늑대’ ‘악마’ 같은 표현으로 가해 행위를 축소하거나 가해자를 비정상적인 존재로 타자화해 예외적 사건으로 인식하게 하면 안 된다”고 보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 돈 스파이크 등 “엄벌로 강렬한 본보기 삼아야”

작곡가이자 가수인 돈스파이크는 인스타그램에 “개인적으로 정치적 견해나 사회문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는 편이지만, 텔레그램 n번방 관계자 전원(구매자 포함)을 강력히 처벌하고 정보공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남녀를 떠나 한 인간으로서,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를 지키지 않고 타인을 자기만족의 희생양으로 삼는 인간 같지 않은 쓰레기가 누구인지 모른 채 섞여 살길 바라지 않습니다. 혹여 내 주위 사람 중 참여자가 있을까봐 주위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강력한 처벌과 정보공개로 앞으로는 더 이상 여성과 아동을 성노리개로 여기는 이런 파렴치한 사건을 꿈도 못꾸도록 강렬한 본보기로 삼아야할 것입니다."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소설 ‘고백’의 내용을 언급하며 조주빈은 “악마는 커녕 조잡한 사기꾼이고 추잡한 범죄자”라고 말했다.

김봉석 평론가는 평소 살인자나 범죄자의 과거나 상처를 보여주며 그들의 인간성에 주목했던 한국영화 등이 못마땅했다고 밝힌 뒤 "일단 죽이거나 처벌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카시마 테츠야의 ‘고백’은 자신이 잘났음을 과시하고 싶은 중학생 A가 선생의 아이를 살해하는 이야기"라며 “‘고백'이 훌륭한 점은, A의 말이나 생각이 얼마나 허접한 거짓말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질하고 한심함을 반사회적 범죄를 통해 유명해지겠다는 유치함. 조는 그 정도도 못된다”고 꼬집었다.

“(처벌) 이후에 그가 누구인지 파악하려는 시도는 정상참작이나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이 평소에 어떤 행동과 말을 했는지를 분석하여 이후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분노와 증오에 사로잡혀 욕과 조롱을 일삼고 타자와 다른 집단에 대해 혐오를 내뱉는 이가 주변에 있다면 늘 조심해야 한다. 조가 그런 인간이었다”고 썼다.

한편 탤런트 정려원, 박보영, 이영진, 안보현 등 다수의 연예인들은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 처벌을 촉구했다.

정려원은 사건이 터진 이후 인스타그램에 일명 '박사방 사건'인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 시위' 포스터를 올렸다. 이 포스터엔 '텔레그램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 그 방에 입장한 너흰 모두 살인자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모델 출신 영화배우 이영진도 이 포스터를 게재했고 탤런트 안보현은 '가해자 n번방 박사, n번방 회원 모두 처벌해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캡처해 올렸다.

박보영은 자신의 팬카페에 "정말 입에 담을 수도 없을 정도로 참혹하게 학대를 당한 어린 친구들이 있다. 가해자가 충분히 벌을 받을 수 있게 청원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시간 많이 안 걸린다. 행동으로 옮겨야 작은 변화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걸그룹 모모랜드 출신 연우, 배우 김하영, 이다인, 신아영 아나운서 등은 조주빈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한 것으로 확인되자 바로 계정을 차단하며 "너무 소름이 돋는다. 평범한 얼굴을 하고 우리 주위에 있었던 악마들. 꼭 법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배우 김하영)고 했다. 또 신아영 아나운서는 "나는 그 사람이 나를 팔로잉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치고 미치도록 싫은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어린 소녀들은 어떨까"라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