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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미생'과 신작 '어린'의 차이...윤태호 작가가 말하다

그림체에 변화줘
'어린'은 남극이라는 극지를 무대로
개개인의 심리적 극지에 초점

전작 '미생'과 신작 '어린'의 차이...윤태호 작가가 말하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어린' /사진=fnDB

전작 '미생'과 신작 '어린'의 차이...윤태호 작가가 말하다
웹툰 '미생' 이미지 캡처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1년 반의 휴재 끝에 신작 웹툰 ‘어린’을 연재 중인 윤태호 작가가 이번 신작과 관련해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그림에 더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윤작가는 “전작 ’미생’은 만화작가로서 경험해보지 못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림보다는 대사에 좀 더 신경을 썼던 것 같다”며 “(기존에) 그리던 관성대로 그림을 그린 게 없지 않아 있는데, ‘어린’은 기존에 그리던 것보다 공력을 더 많이 들인 작품”이라고 비교했다.

“앞으로 몇 년이 될지 모르겠으나, 작가로서 창작활동을 해나가는데 있어 동력이 될 만한 그림 스타일을 ‘어린’을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어린’은 어쩌다 대형기획사의 전속 작곡가가 된 전파공학도 출신의 주인공 ‘이온’이 회사의 기대와 유명세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남극으로 떠날 기회를 잡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작가와 2013년 ‘남극 연구 체험단’에 동행했던 음악가 ‘이이언’을 참고해서 새롭게 창조해낸 인물이다.

윤작가는 “남극에 처음 도착했을 때 경이로운 설경에 압도됐다. 하지만 3일째 되니 사방을 둘러봐도 눈밖에 없어서 그런지 풍경에는 무뎌졌다”고 돌이켰다.

“오히려 남극에서 계속 집중하게 된 것은 ‘사람’이었다. 극지인 남극의 기지에서 사회와 단절된 20-30명의 사람들이 또 하나의 작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남극으로 떠났더니 ‘사람’이 더 잘 보였다.”

‘어린’은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극지, 남극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 것은 사람의 '심리적 극지'다. 윤작가는 “현실에서 도망친 주인공이 극지에서 어떤 화학작용을 거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주는 게 이번 작품의 핵심”고 설명했다.

제목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지었다. "어린은 ‘물고기 비늘’이라는 뜻이다. 물고기 비늘이 물고기를 보호하는 갑옷과 같은 역할을 하듯, 우리도 자기 자신을 지키는 저마다의 ‘어린’과 같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한다. 살다 보면 그 비늘이 뜯겨져 나가 마음이 황폐해지는 순간인 심리적 ‘극지’의 상태가 오기도 한다.”

그는 "결국 저마다의 극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살면서 자기 내면을 만나지 않고는 살기 어렵다. 또 자신 안에는 다양한 자아가 있어서 한마디로 나를 정의하기도 어렵다.
여러모로 자기 자신을 마주해야만 하고, 그걸 강요받는 시기를 살고 있는 것 같다. 힘내시길 바라고. 그런 측면에서 ‘어린’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생’ 역시 올 상반기 연재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