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바이,마마!
[파이낸셜뉴스] ‘하이바이,마마!’ 김태희가 살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며 선택의 순간을 맞았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마마!’ 14회에서는 차유리(김태희 분)가 환생 미션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여기에 조강화(이규형 분)가 차유리의 ‘49일’ 기간 한정 환생 미션을 알게 됐고, 차유리의 정체를 확인한 오민정(고보결 분)의 심경 변화까지 맞물리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전개를 예고했다.
이날 조강화는 차유리가 조서우(서우진 분)의 친엄마라는 진실을 밝혔지만, 오민정은 거짓말 같은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오민정은 “사실이라고 해도 이걸 이제야 말한 거냐”며 서운함을 드러냈고, 계속해서 현실을 부정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차유리는 환생 후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믿기지 않은 자신의 존재에 혼란스럽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며 죄책감을 느꼈던 차유리를 위해 고현정(신동미 분)이 깜짝 여행을 준비한 것. 차유리의 환생이 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불행이 아닌 축복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조서우를 잃어버린 죄책감과 조강화, 오민정에 대한 미안함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차유리는 웃음을 되찾았다. 하지만 고현정은 그를 잡아야 할지, 놓아줘야 할지 고민이 깊어져만 갔다.
고현정은 5년 동안 자신의 옆에도 있었냐며, 죽은 차유리의 생일을 꼬박꼬박 챙겼던 이유도 털어놨다. 조금씩 잊어가는 게 미안했다는 고현정에게 차유리는 “안 잊혀지는게 더 무서웠어”라며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이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지옥이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 시각, 오민정은 조강화가 고백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 할지 괴로워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미생으로 달려간 오민정은 고현정이 차유리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목격하고 허탈했다. 그제야 오민정은 차유리의 존재를 받아들였다. 사랑하는 남편 조강화, 마음을 준 친구라 여겼던 차유리까지. 믿었던 두 사람이 자신을 속인 것에 상처를 받은 오민정은 마주한 조강화 앞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내가 바보같이 좋아하는 것 보고 재밌었겠다”라고 말하는 오민정에게 조강화는 오랜만에 웃는 네가 상처를 받을까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민정은 자신이 아닌 본인의 행복부터 보라며 그의 지독한 배려에 원망을 쏟아냈다.
한편 차유리는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가려는 엄마 전은숙(김미경 분)과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다. 전은숙은 차유리와 나란히 버스를 타고 있었음에도, 차유리의 사고 장소였던 횡단보도를 편히 바라보지 못했다. 이를 알아챈 차유리가 손을 꼭 잡아주자 전은숙은 “괜찮았는데 횡단보도만 보면 심장이 벌렁벌렁했다.
일부러 기억하려고 한 건 아닌데 몸이 기억했나 보다”라고 말했고, 차유리는 곧 다시 떠나야 하는 자신을 꿈에도 모르는 전은숙을 애달프게 바라봤다. 병원에 도착한 차유리는 조강화가 수술에 참관했다가 뛰쳐나간 소식을 듣게 됐다. 차유리는 귀신 시절, 조강화가 홀로 숨어 괴로움을 삼키던 장소로 향했고 예상대로 조강화는 비상계단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차유리의 등장에 놀라던 조강화는 이내 그 품속에서 오열했다. 조강화는 “왜 나만 두고 갔냐. 네가 살았어야지”라며 원망과 죄책감이 뒤섞인 감정을 토해냈다. 차유리는 그저 자책하지 말라고 조강화를 달래주며 슬픔을 삼켰다.
이어 조강화 트라우마의 시발점과 장교수(안내상 분)가 그를 놓지 못하는 이유도 밝혀졌다. 과거 조강화는 VIP수술을 먼저 하자는 장교수의 말을 뒤로한 채 더 위급한 환자의 수술을 감행했다. 이를 위해 조강화가 수술실 문을 잠그고 인터폰 연락도 무시한 사이, 차유리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실려 왔다. 급히 연락을 취했지만 조강화에게는 닿지 않았고, 단 한 명만 살릴 수밖에 없는 선택 앞에서 차유리는 자신보다는 딸 조서우를 살리게 된 것.
결국 조강화가 뒤늦게 달려갔을 땐 이미 산모 차유리가 아닌 아이 조서우만 남게 되는 수술이 진행된 후였다. 그렇게 차유리가 떠난 지 5년의 시간이 흐르고, 그가 살아 돌아온 뒤에야 조강화는 “놓아달라니까, 살아왔으니 이젠 놓아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라며 치료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조강화는 또 다른 운명과 마주했다. 차유리가 곧 다시 죽게 된다는 사실을 듣게 된 것. 가혹한 운명 앞에서 조강화는 “유리가 왜 죽냐”며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
차유리의 마음도 복잡했다. 언제가 제일 살고 싶냐는 고현정의 물음에 “지금”이라고 답한 차유리는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떠올렸다. 문득 다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그 길로 미동댁(윤사봉 분)을 찾아간 차유리는 “나 살면 안 되냐.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나도 살고 싶었고, 살고 싶다”는 절절한 진심을 토해냈다.
딸 조서우만 귀신을 보지 않게 되돌려 놓고 미련 없이 승천하겠다는 계획에 흔들림이 없던 차유리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야 환생 미션에 돌입할 것을 선언해 긴장감을 높였다.
불현듯 찾아오는 불운을 대비할 수 있는 비상깜빡이 등은 없었다. 차유리가 떠난 뒤, 전은숙과 조강화는 그 깜빡이를 보지 못했다며 자신을 탓했다. 그러나 느닷없이 찾아온 불운은 남겨진 사람도, 떠난 당사자의 탓도 아니었다.
자신의 죽음이 그 누구의 탓도 아니라는 걸 깨달은 차유리는 소중한 사람들 곁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차유리가 드디어 미션에 돌입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오민정은 차유리의 정체를 확인했고, 조강화도 49일 미션을 알았다. 미션의 ‘키’를 쥐고 있는 두 사람이 과연 차유리의 새로운 선택에 변수로 작용할지, 또 선택의 순간을 맞은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불을 지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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