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비중 27.9%
다양성 및 독립성 확보에 취약
[파이낸셜뉴스]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도입 이후 30대그룹 소속 상장기업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2020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 30대그룹 소속 상장기업 137개사의 임원 선임 안건(622건)을 분석한 결과 이사회 내 사외이사 선임 비중이 스튜어드십코드가 제정되기 직전인 2016년 정기주주총회 당시 34.5%에서 올해 37.3%로 2.8%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2016년 12월 스튜어드십코드가 제정된 이후 기관투자자의 투자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 확대 등의 요구가 상장기업 이사회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올해 정기 주총에서 선임된 사외이사 가운데 10명 중 3명은 권력기관 출신이었다. 30대그룹 상장기업 사외이사 240명 중 27.9%는 감독기관·사법기관·정부 등 권력기관 출신으로 집계됐다.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2016년 정기주총 때 31.8%에서 2019년 30.2% 등을 나타냈다.
최근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지배구조 이슈가 있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45.0%로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진그룹과 롯데그룹의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비중도 각각 56.5%, 36.7%로 높게 나타났다. 이 외 LG그룹 30.0%, 삼성그룹 20.8% 등으로 집계됐다.
안 본부장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도 사외이사의 경력이 일부 분야에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사외이사 반대권고 사유 중 독립성 훼손의 비중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는 등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향후 독립이사제도 도입 등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10대그룹 소속 상장기업 86개사의 신규 임원 선임 비중은 2016년 51.6%에서 2020년 58.7%로 증가했다.
특히 경영권 승계 등 지배구조 이슈가 있는 그룹의 신규 임원 선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20년 정기주총에서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의 신규 임원 선임 비중은 각각 76.6%, 74.2%를 기록했고, 2019년 정기주총에선 현대차그룹, 한화그룹의 신규 임원 선임 비중이 각각 73.7%, 92.9%로 높게 나타났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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