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군복으로 만들어져
오늘날 트렌치코트에도 군복의 흔적들 남아 있어
[파이낸셜뉴스] 요즘 같은 간절기에 ‘딱’인 트렌치 코트(trench coat). 티셔츠 위에 편하게 걸쳐도 왠지 모를 멋있는 분위기를 풍겨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트렌치 코트가 처음에는 군복으로 만들어졌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 일차 세계대전 영국군 최애템 등극한 ‘트렌치 코트’
/사진=뉴시스 외신화상
트렌치 코트에서 ‘트렌치’는 우리말로 ‘참호’라는 뜻입니다. 참호란 야전(野戰)에서 적의 총포탄에 의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고, 자유롭게 이동하기 위해 만든 긴 고랑을 의미합니다.
일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기나긴 참호전이 계속됐는데요. 영국군 장교들이 전투를 치르며 트렌치 코트를 입고 전투에 자주 나서며 ‘트렌치 코트’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같은 트렌치 코트를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토마스 버버리입니다.
버버리는 코팅된 섬유로 만든 실을 사선으로 직조해 만든 원단인 ‘개버딘’을 이용해 기존의 고무 우의를 대체할만한 군용 외투를 만들었죠. 이렇게 만들어진 트렌치 코트는 영국 국방부에 납품됐습니다.
트렌치 코트는 신축성이 뛰어나고 가벼웠다고 합니다. 또 자체 방수 효과까지 갖추고 있어 실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죠.
당시 자료에 따르면 영국군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고무 재질의 우의는 무거운 무게와 고무 특유의 냄새 때문에 기피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반면 트렌치 코트는 고무 우의에 비해 냄새도 적고, 쉽게 접혀 여차하면 군장에 넣기에도 쉬웠다고 하네요.
한 가지 재밌는 점은 화려했던 군 의복을 즐겨 입던 영국군 장교들은 칙칙한 색깔 때문에 트렌치 코트를 싫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칙칙한 트렌치 코트의 색은 전장에서 흙과 풀 사이에서 보호색 역할을 하며 영국군들의 생존율을 높여줬다고 하네요.
■ 어깨 견장, D링, 건 플랩 등.. 트렌치 코트에 짙게 밴 군복의 흔적들
EXID 하니가 트렌치코트를 입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fn스타
오늘날의 트렌치 코트에도 군복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트렌치 코트의 긴 기장은 전쟁터의 추운 외풍을 막아주는 데에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또 넓은 통은 군복을 입은 위에도 입어야 하기 때문에 넉넉하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두 번째로 어깨의 견장은 전쟁터에서 장교들이 계급장을 달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코트의 큰 단추와 허리끈은, 군인들이 전쟁터에서 장갑을 낀 채로도 신속한 환복을 가능하게 해줬다고 하네요.
특히 오른쪽 어깨에 달린 ‘스톰 플랩’(건 플랩)은 총을 견착했을 때 비가 스며드는 것을 막아줬을 뿐만 아니라, 사격에 반동에 의해 옷이 쉽게 마모되는 것을 방지해줬다고 합니다.
끝으로 트렌치 코트 뒤에 달려있는 D링은 수통과 같은 개인 장구류를 걸 때 사용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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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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