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전자 등 수출전선 7대업종
2분기 코로나 셧다운 피해 정점
위기 진화후 철저한 사업재편땐
한국 제조업 '퀀텀점프' 기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글로벌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 공장들이 연쇄적으로 셧다운(일시적 가동중단)에 들어가고, 판매망 폐쇄는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 경제를 100
년 이상 이끈 제조업의 거대 위기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SCM)과 최종 판매망이 한꺼번에 타격을 입은 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전대미문의 불확실성이 우리 산업계 전체를 짓누르는 상황이다.
특히 수출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제조업은 근본적 위기에 직면했다. 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자동차, 정유화학, 조선·해운, 철강, 항공 등 한국의 수출전선을 지탱하는 7대 업종은 시차를 두고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는 늘 존재한다. 산업 전문가들은 2·4분기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명운을 가를 최대 고비라고 진단한다. 반면 언택트(비대면)와 글로벌 블록화 확대 등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진행될 글로벌 산업구도의 대격변을 제대로 준비하면 한국 제조업의 '퀀텀 리프(대도약)'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2분기 코로나 영향권 정점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우리나라의 7대 수출업종 가운데 항공을 시작으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 업종은 1·4분기 실적이 이미 곤두박질치며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었다. 항공은 대형 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불문하고 글로벌 이동제한으로 산업붕괴 상태에 직면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3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이 수혈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 가능성은 멀기만 하다.
자동차의 경우 아시아 지역 공급차질은 유럽, 미국, 신흥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핵심 공급지인 유럽은 대부분 국가의 이동제한 등으로 5월까지 공급차질이 확실시된다. 조선산업은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지연 혹은 취소되고 있다. 선박수주 계약금도 감소해 운영자금이 줄고 있다. 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는 1·4분기 코로나19발 타격이 가시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전자, LG전자는 1·4분기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으로 시장을 놀랬다. 그러나 2·4분기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사업전략 수정하고 과감히 재편
산업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코로나19발 글로벌 산업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위원은 "가전시장은 소비 트렌드가 이전보다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변화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 진정 이후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항공업, 중공업, 정유업 등 한계업종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책이 요구됐다. 한국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항공업, 조선업 등 전통산업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 것도 소득"이라며 "위기 진화 이후에는 철저한 산업진단을 거쳐 재창업 수준의 재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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