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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CIO "코로나, 한국에 큰 기회… 바이오기업 글로벌 위상 달라져" [벤투인 스토리]

글로벌 바이오테크 전문가들
국내 벤처기업 아이진 소개하니
'신약연구 세계에서 최고' 극찬
한국 진단만 잘한다고 생각 안 해
약사 출신 첫 벤처투자 심사역
5년 전부터 해외투자 선봉장 역할
온라인 보안 스타트업 시큐레터
사우디 RVC 시리즈B 투자 주도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CIO "코로나, 한국에 큰 기회… 바이오기업 글로벌 위상 달라져" [벤투인 스토리]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 사진=박범준 기자

'약사 출신 첫 벤처투자 심사역'.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설명하는 수식어 중 하나다. 아르바이트로 의약 관련 번역일을 하다가 '벤처캐피털(VC)'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됐고 2001년 한국바이오기술투자에 입사하며 VC업계에 입문했다. 임상연구기관(CRO)인 켐온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했다.

■"코로나19는 또 다른 기회"

최근 서울 영동대로 아셈타워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만난 황 CIO는 '코로나19'로 입을 뗐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그동안 스스로를 너무 무시했던 것 같다"며 "전세계가 힘들어 하지만, 우리나라에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른 국가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지금은 진단 분야만 수출하고 있지만, 진단을 잘하는데 신약이라고 못할 것이라 생각하겠나. 국내 바이오기업에 대한 글로벌 이미지 자체가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CIO는 "글로벌시장에서 바이오테크로 성공한 전문가들에게 국내 바이오 벤처 10곳을 소개한 적이 있다. 기대도 안 하고 온 이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특히 신약연구를 하는 아이진을 보고선 '결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세계에서 제일 잘한다'고 극찬을 내놨다. 오히려 그들이 국내에 와서 에이엠사이언스 같은 연구개발업체를 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좋은 재목이면, 끝까지 간다"

그는 2015년부터는 해외투자의 선봉장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엔 온라인 보안 스타트업 시큐레터를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투자기관 RVC에 소개해 KDB산업은행과 함께 시리즈B 투자를 주도했다. 이 회사는 1~2년 내에 상장할 예정이다.

벤투인(벤처투자인)으로서 그의 강점은 무엇일까. 황 CIO는 "(스타트업이) 좋은 재목이라고 생각하면, 끝까지 간다"며 "회사 상황상 투자를 하지 않아도 6개월에서 1년씩 컨설팅 해준다"고 답했다.

앞서 언급됐던 아이진의 경우 황 CIO는 상장하기 전에 3번의 투자를 결정했고 상장하고 나서도 한 번 더 투자를 했다. 현재는 사내에 스핀오프를 검토하는 기업까지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엠텍의 경우는 7번이나 팔로업 투자를 했다. '성장-상장-해외진출-스핀오프'의 흐름을 갖고, VC와 벤처기업이 파트너로 함께 성장하는 셈이다.

■"해외 VC-국내 벤처 '가교' 되고파"

황 CIO의 눈은 해외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미국, 유럽시장은 기업가치가 1조원은 돼야 거래가 잘 된다. 그러나 우리 코스닥시장은 작은 규모의 기업들도 하루에 몇십만주가 거래된다"며 "이런 부분을 강조해서 해외 바이오 벤처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키려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VC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한국 VC와 벤처펀드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돈만 투자하려해선 안 된다.
미국과 유럽의 VC는 500억원에서 1000억원 투자가 필요한 시장이다. 국내 VC가 갖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면서 펀드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기 계획을 묻자 황 CIO는 "미국 등 해외 투자사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해서 그 나라의 정부와 기업과도 연결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