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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깨고 투잡 알바도" 코로나19, 월급쟁이 지갑까지 위협한다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김성경씨(가명)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자전거 배달 알바를 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재택근무일이 늘면서 추가업무 수당 등이 줄어들었고 생활비에도 압박이 왔다. 김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말이 이제야 체감이 되기 시작했다"며 "운동시설도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데 운동 삼아 투잡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적금 깨고 투잡 알바도" 코로나19, 월급쟁이 지갑까지 위협한다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월급쟁이의 유리지갑까지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경기불황을 몸소 느끼고 있었고, 소비는 물론 저축까지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직장인들은 아르바이트 등 부업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인크루트와 잡코리아 등 취업포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91.9%가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경기불황을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불황을 체감한다’는 답변은 △20대(87.1%)보단 △30대(93.1%)와 △40대 이상(92.7%) 직장인 그룹에서 높았고, △미혼(91.0%)보다 △기혼(93.1%) 직장인 그룹에서 높게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유리지갑 사정은 어떻게 변했을까. 직장인 41.8%는 코로나19 이후 급여변동이 일어났다고 답했다. ‘무급휴가’(16.3%)를 대표적으로 ‘급여삭감 및 반납’(12.5%), ‘권고사직’(4.0%), ‘강압적 해고’(1.8%) 등의 조치들이 그것으로, 일부는 ‘권고사직 후 복직 제안’(3.8%)을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자가 밝힌 무급휴가 기간에 대해서는 시작일과 종료일을 각각 입력 받았다. 집계 결과 짧게는 일주일, 평균 무급휴가 기간은 28일로 확인됐다. 응답자 중 최장기간은 116일로, 지난 2월 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무급휴가 기간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평균 급여삭감 비율은 평균 24.9%로 집계됐다. 월급쟁이 급여의 4분의 1이 줄어든 것으로, 타격은 컸다. ‘본인(또는 배우자의) 급여손실분으로 인해 가계에 타격을 입으셨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43.8%로 절반에 가까웠기 때문. 특히 앞선 무급휴가, 권고사직 해당자들의 응답비율은 평균을 상회했다.

급여가 줄어들고 생활비가 부족해지면서 일부 직장인은 예금이나 적금을 해지하고 생활비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인 급여감소분 충당 수단(중복응답)은 ‘예적금 해지’(16.8%)였다. ‘펀드, 보험 상품 해지’(7.8%) 비율까지 더하면 24.4%로 높아진다. ‘생활비 대출’(13.3%) 시행과 ‘가족, 지인에게 돈을 빌림’(5.5%)으로써 급여감소분을 해소하려 한 것. ‘아르바이트 등 부업을 시작’(13.1%) 했다는 비율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주관식으로 응답 받았다. 최소 금액은 100만원으로 그 이하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많게는 3000만원의 목돈도 확인됐다. 평균 대출 필요 금액은 453만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인들은 소비는 물론 저축까지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사태 이후 소비패턴에 변화가 있는지’ 묻자 전체 직장인 중 59.2%가 ‘소비가 줄었다’고 답했다. 코로나19사태 이후 ‘저축을 줄였다’는 답변이 47.5%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저축을 줄였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복수응답)로 ‘현금을 저축할 여유가 없어서(앞으로 지출이 늘어날 것 같아서)(47.6%)’와 ‘무급휴직 등으로 월 소득 자체가 줄어서(32.5%)를 꼽았다.

"적금 깨고 투잡 알바도" 코로나19, 월급쟁이 지갑까지 위협한다
인크루트 제공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