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카폴리 만든
애니메이션 제작사 로이비쥬얼
어린이 안전문화 확산 앞장
"아이들이 즐겨보는 애니메이션인데 교통안전이나 소방안전 같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내용을 가르쳐주니 아이들에게 마음 편히 보여줄 수 있어요."
경기도 안양시에서 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 김성문씨는 로보카폴리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다섯살배기 막내딸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로이비쥬얼이 지난 2011년 만든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는 지금까지도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부모들이 보여주길 꺼려하는 다른 애니메이션과 달리 로보카폴리는 부모들에게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재미와 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어서다. 로보카폴리는 경찰차 폴리, 소방차 로이, 구급차 엠버, 헬리콥터 헬리가 한 팀을 이룬 구조대 이야기다.
단순한 스토리를 가진 히어로 애니메이션이지만 우정과 협동심, 이타심 등을 강조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아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다.
존재 자체가 사회공헌 역할을 하고 있는 로보카폴리를 통해, 제작사 로이비쥬얼은 우리 사회의 안전문화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광명소방서에서 진행한 '로이와 함께하는 소방안전교실'에서 어린이들이 소방안전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모든 캐릭터가 '안전문화 선생님'
로보카폴리 시즌1이 방영된 2011년 말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폴리와 함께하는 교통안전 이야기'라는 스핀오프 시리즈가 방영됐다. 지난 2017년 8월에는 로이를 주연으로 하는 두 번째 스핀오프작인 '로이와 함께하는 소방안전 이야기'가 방영됐고 2018년 8월에는 엠버를 주연으로 하는 세 번째 스핀오프작인 '엠버와 함께하는 생활안전 이야기'가 방송됐다.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가 캐릭터화된 로보카폴리의 주인공들은 어린이들에게 안전문화 선생님 역할까지 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안전문화 사업은 '교통안전 캠페인'이다. 전국으로 찾아가는 '팝업식 교통안전 체험교육'은 올해가 8년차다.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방문교육으로 지난해 기준 250여명의 강사를 양성했고 2900회의 교육으로 6만8000여명의 어린이를 교육했다.
또한 2014년 서울 노원구에 국내 최초의 캐릭터 교통공원인 '로보카폴리 교통공원'을 개장하고 2017년에는 충남 공주시에 '로보카폴리 안전체험공원'과 경기도 일산에 '로보카폴리 교통안전놀이터'도 열었다. 대전과 경기도 용인에 연 '로보카폴리 키즈카페'는 지역민을 위한 무료 키즈카페로 해마다 지점당 약 3만5000여명 찾았다.
세종시에서 세종소방본부와 진행한 '찾아가는 소방안전체험차량'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소방기구들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영예 '소방관'된 로보카폴리
지난해 9월 18일은 로보카폴리의 사회공헌이 빛을 발한 날이다. 로보카폴리의 네 주인공 '로이, 엠버, 헬리, 폴리'가 소방청에서 '영예 소방관'으로 임명된 날이기 때문이다. 소방청이 사람이 아닌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소방관으로 위촉하는 것은 처음이다.
로이비쥬얼은 지난해부터 전국 소방본부 27개 기관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로이와 함께 하는 소방안전교실'이다. 전국에 있는 소방서에서 화재발생시 대피방법, 가정 내 안전사고 예방법에 대한 교육, 실습을 진행한다. 해마다 약 3만여명이 교육을 받았다. 또한 '찾아가는 소방안전체험차량'를 통해 지난해 약 1만2000여명이 안전교육을 받았다.
로이비쥬얼 관계자는 "화재로 인해 매일 1명의 어린이 사망, 시간당 16명 어린이가 상해를 입는다고 한다"며 "어린이는 생활 속에서 화재 위험을 예방하고 화재가 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학부모, 교사도 화재안전지식을 쉽게 습득하고 교육시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혔다.
지난 2015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 교통안전부 지정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 홍보대사' 기념행사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비쥬얼 제공
■글로벌 로보카폴리, 글로벌 K-안전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잡은 로보카폴리는 글로벌에서도 승승장구 중이다. 13개 언어로 더빙돼 공식적으로 75개국에 진출했다. 로이비쥬얼 관계자는 "TV로 매일 55만명의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안전문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로보카폴리 캐릭터들은 중국적십자기금회와 중국도로교통안전협회가 주관하는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 '길 위의 천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로보카폴리는 약 100개 지역 1000개 학교 200만명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 지식을 교육한다.
러시아에선 현대자동차와 함께 교통안전 활동을 했다.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5275 자선 마라톤'에 참가해 교통안전 프로그램을 홍보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로스토프나도누 등 주요 5개 도시에서 진행된 피파 로드쇼에서도 교통안전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스라엘에선 유대교 명절 하누카 기간에 '쿨 하누카 with 닉'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지역에 있는 22개 대형 쇼핑몰에서 교통안전을 주제로 어린이들과 함께 체험하는 인형극을 공연했다.
로이비쥬얼 이동우 대표는 "올해로 로보카폴리가 10주년을 맞았다"면서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로서 콘텐츠를 통해 어떻게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좋은 가치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보는 작품은 우리 미래세대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작품 철학을 바탕으로, 로보카폴리가 받은 사랑을 사회에 되돌릴 수 있는 활동들을 계속해서 펼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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