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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원 "라임사태로 기관투자자 주주제안 감소"

[파이낸셜뉴스]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 여파로 올해 기관투자자들의 주주제안 시도가 감소한 것으로 타나났다.

25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총 시즌에서 유가증권상장사에 상정된 주주제안 건수는 39건(12개사)으로, 지난해(57건, 17개사)에 비해 줄었다.

특히 주주제안을 실시한 기관투자자는 3곳에 그쳐 지난해(7곳)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박동빈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아 주주제안이 가결되기 어려운 국내 기업 특성과 전반적인 실적 부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 구성 지연 등 다양한 배경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됐더라면 사모펀드 설립 장벽 완화로 기관투자자의 주주제안이 증가했을 것"이라며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사모펀드 규제 완화 흐름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국회통과가 불투명해진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스튜어드십코드 참여는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지배구조원이 집계하는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기관은 이날 기준 125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곳이 늘었다. 또 참여를 예고한 기관만 35곳에 달해 이 숫자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국내 자본시장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지 약 3년이 지났고, 지난해에는 의미 있는 변화도 일부 관찰됐다"며 "기관투자자에 의한 주주제안 건수가 증가하고 상정된 안건 유형도 다양해졌으며,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공시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관투자자는 정기 보고서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의 목적,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을 위한 자체 프로세스, 주주관여 사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기관 중 주주관여를 시행하고 이를 공시하는 기관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 현 상황에서는 공시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으나, 대략적인 주주관여 분야나 대상기업명 등 단편적인 정보만을 공시하는 것보다는 수탁자책임 이행 프로세스나 실제 주주관여 사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수익자 입장에서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연례 보고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활동을 위한 시스템 구축 과정과 자체 프로세스 및 타임라인, 개별 주주관여와 그에 따른 기업 대응 내용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를 기본 운용철학에 추가하고 관련 전략을 상당 기간 공들여 개발해왔다"며 "ESG 상품은 올해 출시할 상품 가운데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