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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투잡’ 고단하게 일했던 일용직, 슈퍼전파자가 되다

언택트 소비로 물류센터 채용 증가 다수 일용직, 여러 곳 옮기며 근무
옷·신발서 검출돼 감염 확산 우려 식품·외식업체도 일용직 많아 긴장
정총리 "물류센터 일제 점검" 지시

‘메뚜기 투잡’ 고단하게 일했던 일용직, 슈퍼전파자가 되다
29일 경기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 앞에 집합금지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기준 쿠팡발 코로나19 감염자가 102명으로 급증했다. 뉴스1

쿠팡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사람들이 속속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알바 슈퍼전파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현대그린푸드 아르바이트 직원은 지난 12∼17일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뒤 24∼26일 현대그린푸드 경인센터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다수의 일용직 근무자들이 여러 물류센터를 옮겨다니며 감염될 경우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옷이나 신발에서도 검출되는 만큼 감염된 채로 여기저기 옮겨다닌다면 순식간에 감염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도 29일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이 총력을 다해 추적하고 있지만, 추적 이전에 감염환자가 지역사회로 이미 전파돼 잠복해 있을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29일 기준 쿠팡발 코로나19 감염자가 102명으로 급증한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는 단기고용 인력이 많은 만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쿠팡은 최근 코로나19로 물량이 많아지면서 단기고용 인력인 쿠팡플렉스 채용을 늘렸다. 쿠팡플렉스는 특별한 자격 없이 자동차로 배송 가능한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현재 쿠팡플렉스 등록자는 10만명을 넘었고, 하루 평균 5000명의 쿠팡플렉스 인력이 활동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 확산과 관련, '온라인 유통기업 물류센터에 대한 일제점검'을 지시했다.

특히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폐쇄된 공간에서 다수 노동자가 밀집해서 근무하는 작업장도 살필 것을 당부했다. 마트 노조도 온라인 거점화에 나선 유통대기업들의 물류센터 및 대형마트 점검을 빠뜨리지 않고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대형마트들은 온라인쇼핑 전환에 모든 역량을 투여하고 있다. SSG닷컴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NEO가 3곳, 롯데ON도 김포에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배송차량만 1300여대인 만큼 즉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용직 근로자가 적지 않은 식품·외식업체들도 감염예방을 위한 방역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부 식자재 유통업체는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물류센터 등을 방문한 차량과 인력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실시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대책을 강화했다. 다만 업체들은 최근 식자재 물류량이 감소해 일용직 근무자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식품·외식업체들은 사업장 방역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 직원 등 매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위생관리 교육과 발열체크 등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본사 차원에서의 방역 가맹점을 대상으로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제공했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존에 지급했던 액상소독제 등도 추가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식품기업들도 일용직 근무자와 관련해 연간 상시 운영인력이 대부분으로 특별한 변동사항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