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두산인프라코어 'BW 풋옵션' 부담.. 매각 방침에 줄줄이 현금 상환 요청 [마켓워치]

18일 기준 총잔액 29.22%가 신청
현금성 자산 빠듯, 재무 부담 가중

두산인프라코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줄줄이 조기상환을 요청하고 나섰다. 두산그룹 재무상태가 악화하면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 2017년 발행한 BW에 대해 이달 2일부터 풋옵션(조기상환청구) 신청을 받은 결과 18일 기준 29.22%(총잔액 기준)의 투자자들이 풋옵션 행사 의사를 밝혔다. 풋옵션 신청을 다음달 2일까지 받는 만큼 투자자들의 원금상환 요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BW는 사채권자에게 사채 발행 이후에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미리 약정된 가격에 따라 일정한 수의 신주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이다. 풋옵션을 행사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채권 원금의 조기상환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해당 사채는 만기보장수익률이 연 4.75%로 높은 편이다. 오는 2022년 8월 1일까지 들고 있으면 사채 원금의 115.4175%를 일시에 상환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두산그룹 재무상태가 악화한 데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물로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대주주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원금상환을 바라는 투자자들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투자자들이 100% 가까이 조기상환을 요청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현금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월 말 기준 약 2962억원으로, 풋옵션 행사가액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빠듯하다. 최악의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은행권 마이너스 통장에서 추가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은행 등 금융기관과 총 1조1674억원 규모의 여신한도약정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두산그룹의 자구계획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두산그룹은 대주주 유상증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매각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자구계획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관계사 지원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도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