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이재용의 'K칩 시대' 청사진..삼성, 협력사와 부품·장비 국산화 확대

이재용의 'K칩 시대' 청사진..삼성, 협력사와 부품·장비 국산화 확대
삼성전자 직원이 레이저 설비 협력사인 이오테크닉스 직원과 양사가 공동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가 중소 협력사와 반도체 부품·장비 국산화 프로젝트를 확대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제시한 '동행 경영' 차원에서 협력사, 대학 등과 연계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K칩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구상에서다.

삼성전자는 2010년 초반부터 국내 주요 협력사와 반도체 부품, 설비 국산화 연구개발(R&D)을 추진한 성과들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레이저 설비 협력사인 이오테크닉스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고성능 레이저 설비를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에 성공해 D램 미세화 과정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불량 문제를 해결했다.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대표는 "8년 간에 걸친 삼성전자와의 연구개발 성과로 설비 개발에 성공해 회사 임직원들도 큰 자부심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혁신을 통한 반도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사 싸이노스는 삼성전자의 지원 아래 반도체 식각공정 효율화에 필요한 세라믹 파우더를 개발하고, 리코팅 기술을 내재화해 식각공정 제조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성공했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3차원(3D) 낸드플래시 식각공정의 핵심소재인 '고선택비 인산'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낸드 제품의 품질 향상에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국내 협력사들과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PSK 등 국내 주요 설비협력사를 비롯한 2~3차 부품 협력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7월부터 설비·부품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비사가 필요한 부품을 선정하면 삼성전자-설비사-부품사가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라며 "삼성전자는 설비부품 개발과 양산 평가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중소 설비·부품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와 품질 노하우를 전수하는 컨설팅도 진행한다. 이번 컨설팅은 다음 달 시작된다.

이와 함께, 24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개발, 제조, 품질, 환경안전, 인사, 기획·경영, 영업·마케팅, 정보보호, 구매 등 총 9개 분야에 대한 경영자문도 병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K칩 시대'를 이끌 미래 반도체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책 반도체 특성화 대학인 한국폴리텍대 안성캠퍼스에 반도체 공정장비와 계측장비을 기증해 학생들이 반도체 제조 공정을 직접 실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올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대와 함께 '인공지능반도체공학 연합전공'을 신설했다.
연세대, 성균관대와는 반도체학과 운영을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 들어 전방위적인 국내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건 이 부회장이 지난해 창립 50주년에서 밝힌 '사회와의 동행'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반도체 산업의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상생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최근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업계는 물론 대학, 지역사회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