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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기업회생절차 들어간 인터파크송인서적에 출판계 분노 속에서 대책 고심

기습 기업회생절차 들어간 인터파크송인서적에 출판계 분노 속에서 대책 고심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인터파크송인서적 채권단이 29일 서울 강남구 인터파크 본사 앞에서 열린 인터파크 규탄 출판인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터파크송인서적 채권단은 인터파크송인서적이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8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자산 처분 및 채무변제가 동결됨에 따라 피해를 입고 있는 출판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2020.06.29. radiohead@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인터파크송인서적 부도 사태에 대해 2600여 출판사들은 이전과는 다른 분노감과 유감을 표한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은 인터파크가 단독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다. 2017년 부도 당시 작은 출판사들이 피래를 감수하면서 채권자가 돼 42%의 지분을 갖고 있던 회사다. 2018년 말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출판사들의 지분이 27%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이들이 주주로 있는 우리들의 도매상이다. 매출이 늘고 손실이 줄던 회사를 갑자기 법정에 넘기는 것이 말이되지 않는다"(김학원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지난 8일 인터파크가 경영난을 이유로 서울회생법원에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고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자산 처분 및 채무변제가 동결되면서 피해를 입은 출판계가 연일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며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6일 인터파크의 기업회생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전자출판협회, 1인출판협동조합 등 18개 출판 단체들은 지난 29일 서울 삼성동 인터파크 본사 앞에서 '인터파크 규탄 출판인 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30일 서울 창천동 한빛미디어 리더스홀에서 한국출판인회의 주최로 개최된 '인터파크송인서적 사태 설명회'에서는 인터파크송인서적 사태의 원인과 현황을 되짚어보고 채권단의 활동 상황과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손실을 본다고 2018년 200억원대 매출에서 지난해 400억원대 매출을 올린 회사를 채권단인 출판사들과 상의 없이 갑자기 법정에 넘긴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번 부도사태로 다시 한번 출판 도매 유통업의 독점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고될 뿐 아니라 앞으로 제2의 인터파크와 같은 기업이 유통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인터파크가 져야 하며 근본 책임 주체인 인터파크 홀딩스의 강동화 대표와 인터파크 이기형 회장은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출판인들의 면담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인 출판사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는 "출판계는 지난 2017년 인터파크의 송인서적 인수 때 채무의 대부분을 탕감해 주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지만 인터파크는 코로나19 사태로 출판계가 힘든 시기를 감내하고 있는 지금 기습적으로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기업회생을 신청해 출판계를 배신했다"며 "애초부터 인터파크가 송인서적을 인수해서 한국 출판 유통의 새로운 장을 열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는지 근본적인 회의감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파크의 대표와 회장은 대화의 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이사회 이사로 파견됐던 유성권 한국출판인회의 부회장은 "현재 인터파크의 상거래 채권은 128억원, 채무는 127억으로 밝혀졌는데 채무 총 금액은 합병 전 구장부의 52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며 인터파크 회사채 10억원이 포함돼 있다. 현재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재고가 21억원 정도 있는 상태에서 회수에 실패하면 결국 25억원에서 30억원 사이의 피해가 출판사들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출판사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인터파크송인서적은 결국 회생보다는 파산하거나 새로운 기업에 인수 합병을 하는 방법 둘 중 하나의 방향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관리자와 지속적으로 새로 인수할 기업을 물색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설명회 중 질의응답 시간에는 출판인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익명의 한 참가자는 "출판인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송 또는 인터파크에 대한 불매운동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은 "집단 소송도 검토를 해야할 것 같다"며 "도서사업을 바탕으로 스스로 문화기업을 자처했던 인터파크에 대해 필요하다면 도서 공급을 중단하는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