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제3의 시선으로 북한 연구… 평양 밖 현실에 주목해야죠" [fn이사람]

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강동완 교수
북·중 국경서 3년째 현장 관찰
한달 전부터 유튜브 채널 개설해
북한 주민 실생활 대중에 공개

"제3의 시선으로 북한 연구… 평양 밖 현실에 주목해야죠" [fn이사람]
"우리는 북한에 너무 극단적인 인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정말 매일 사람이 굶어죽어 나간다는 이들이 있는 반면, 반대로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대화 재개 노력을 놓고도 양극단의 주장이 연일 충돌하는 가운데 강동완 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사진)는 5일 이같이 말하며 "결국 통일은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소장을 맡은 '부산하나센터'는 북한 이탈주민 지역 적응을 돕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북한 이탈주민과 우리 사회의 정서적 거리감을 줄이고 어떻게 하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길을 고민하는 역할이 주된 임무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대북정책 방향과는 다른 제3의 시각에서 북한을 연구하고 접근하는 학자로도 불린다.

강 교수는 그동안 남다른 노력도 했다. 접경지에서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 북한 지역을 3년째 관찰해왔다. 그동안 거의 매달 한번 이상 방문해 현장을 살폈다. 그가 바라본 북한 풍경에 대해 "북한 주민의 삶은 그 누구에 의해 연출된 모습이 아니라 실제 삶의 현장이다. 현실의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평양 밖 북한'의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극소수 계층만이 화려하게 살아가는 평양이, 마치 북한의 전부인 것처럼 오해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말도 했다.

강 교수는 수많은 사진과 영상도 남겼다. 그는 약 한달 전 유튜브 채널 '통생통사 강동완TV'를 개설해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 그간 책을 발간해 직접 찍은 사진을 알려왔지만 영상을 직접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북한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는 생생한 영상에 해설자로 나선 그가 현상을 풀이하고 의미를 설명한다.

실제로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우리와 비슷한 평범한 일상과 낯선 모습이 어우러진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디지털카메라를 든 소녀와 총을 들고 있는 소년 등이 모여 장난을 치는 모습과 출장미용사가 한 시골마을에서 여성들에게 일명 '뽀글파마'를 해주고 있는 모습부터 콜택시 운전기사가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렸다가 태우고 떠나는 모습, 북 군인들이 빙판 위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 등이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북한 상품도 소개하고 있다. 북한 상품을 분석하고 알아가는 것도 향후 북한 시장과 소비자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북·중 국경지역에서 수집한 북한 상품과 자료들이 박물관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도 산업미술과 브랜드를 강조하는데 수집한 북한 담배 종류만 200종이 넘는다. 포장 디자인과 브랜드에 담긴 의미가 모두 다르다"고 했다.


강 교수는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민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시선에도 아쉬움과 함께 쓴소리를 했다. 그는 "탈북민들도 이제는 엄연히 한국 사람인데, 한국 사람들은 탈북민을 향해 '북한 사람들은 좀 이상하다'고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저는 탈북민을 '먼저 온 미래'라고 부른다"며 "통일은 정치적으로 누군가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이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