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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 "베토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처한 우리에게 위로될 것"

손열음 "베토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처한 우리에게 위로될 것"
손열음 예술감독
[파이낸셜뉴스] 올해로 17회를 맞이한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 내 콘서트홀과 뮤직텐트 등에서 열린다.

이번 음악제의 주제는 '그래야만 한다!'(Es muss sein!)로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이한 악성 베토벤이 자신의 최후 작품인 현악사중주 16번에 적어놓은 노트의 일부를 키워드로 골랐다.

이번 주제와 관련해 손열음 예술감독은 7일 유튜브를 통해 "베토벤이 악보에 써놓은 이 문장은 자신의 삶을 통찰하는 문구가 아니었을까 해석된다"며 "올해 우리가 처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 문구의 무게감이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또 이 문구가 베토벤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었던 것 같아 주제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제에는 베토벤의 교향곡 5개를 비롯해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개막되며 5번 운명으로 폐막된다. 개막공연은 이종진이 지휘하는 춘천시립교향악단이 맡았다. 폐막 공연은 강원도 출신의 코리안심포니 정치용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PFO)가 맡았으며 손열음이 피아니스트로 나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PFO와 협연한다. 베토벤이 대주제이지만 음악제 사이 사이에는 다양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윤이상의 '인상', 브루쿠너의 '두 에쿠알레', 슈만의 '환상곡집', 말러의 교향곡 등도 연주된다. 손 감독은 "예년에는 선곡을 따로 따로 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적도 있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대주제, 그리고 공연 각각의 소주제 타이틀에 맞춰서 구성했다. 소타이틀의 주제도 베토벤의 이름에서 따왔고 그의 정신과 사상을 아우르는 코드들이며 각각의 타이틀에 맞는 곡들을 고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음악제는 상반기부터 전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여파로 한국인 음악가들이 대거 참여하며 해외 연주자들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소수만 참여한다. 연주자들은 대기실을 이용하기 보다는 숙소에서 바로 무대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손 감독은 "대부분의 해외 아티스트들이 한국인 가족이 있는 분들이어서 한국이 제2의 고향인 분들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로 구성됐다"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음악제 준비 당시 올해 소포모어 징크스가 올까 걱정했었던 손 감독은 "올해는 그런 것을 생각하기 보다 코로나 19로 특수한 환경이 지배적이어서 너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았고 (준비 기간이) 관객들의 기대 하나 하나를 느끼는 시간이 됐다. 꼭 음악으로 보답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