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직원 부재에 정보수집 난항
핵심 증언 관계자 소재파악도 못해
옵티머스 펀드 설정액 5000억 중
2500억원 투자처 아직 못 밝혀
2개월 예정 실사기간 더 늘어날듯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감독당국과 회계법인의 실사 작업이 녹록지 않다. 검찰 압수수색으로 주요 자료가 묶여 있는 상황에서 옵티머스 대표 구속과 임직원들의 줄퇴사로 충분한 정보 수집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의 펀드 자산 실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6일부터 옵티머스 현장실사 일정을 시작했지만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최대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 실사 업무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3일 실사 일정을 조율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감원과 미팅을 갖고 펀드 편입자산 실사를 논의했다"며 "옵티머스와 수탁사인 예탁결제원에서 일부 자료를 건네받아 이를 바탕으로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펀드 손실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펀드 투자 대상이 실제로 있는지 등을 따지는 본격적인 실사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됐고 주요 임원들도 이미 회사를 나왔다. 검찰이 지난달 24, 25일 옵티머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주요 자료도 수사당국에 넘어가 있는 상황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검찰의 자료 압수와 임직원 퇴사로 (실사 작업) 진척이 없다"며 "(삼일회계법인은)아직 업무계약서조차 쓰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삼일회계법인은 실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2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당시에도 회계실사 업무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4개월간 진행했다.
현재로선 실사 기간이 계획보다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여름 휴가철과 코로나19 확산 등 실사 환경이 까다로운 탓이다.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았던 라임 실사 당시엔 사안의 복잡성이 드러나며 막바지로 갈수록 1개 팀에서 2개 팀으로 실사팀이 확대됐다. 옵티머스의 경우 아직 수사 초기인데다 전 대표이사가 미국에 체류하는 등 핵심 증언을 할 관계자들의 소재 파악도 완료되지 않았다.
한편, 현재 옵티머스가 투자에 썼다고 밝힌 펀드 자금은 약 2699억원이다.
펀드 설정 잔액이 5172억원(5월 말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소명하지 못한 금액은 약 2500억원에 달한다.
실사를 거쳐야 회수할 수 있는 자산을 확인하고 손실률을 확정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예상 손실액이 정해져야 금융당국에 분쟁조정 절차를 신청하는 등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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