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진흥공사가 흥아해운 인수합병(M&A)에 자금지원을 검토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지연되고 있는 국적선사간 자율적 M&A 거래를 지원해 선사의 효율적 구조조정을 도모하는 목적에서다. 흥아해운을 포함한 선사들에 대한 지원 규모는 최대 1000억원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진공은 흥아해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대상으로 자금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의 크레딧(신용도)으로 차입금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SI(전략적투자자)에 자금을 공급하고, 투자자가 잔존법인의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M&A를 위한 펀드에 LP(투자자) 출자도 검토 중이다. LP 출자 시 해진공 설립 이후 첫 LP 출자 사례가 된다. 다만 LP출자시 해진공이 풋옵션을 가질 수 없어 선호하는 카드는 아니다.
당초 해진공은 흥아해운 입찰과정에 참여한 국적선사로부터 지원 요청이 있는 경우 10일까지 제안을 받고, 13일 내부 심사위원회를 열어 선정대상기업에 결과를 통보할 예정였다.
하지만 14일이 본입찰인 만큼 이 방식이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시장의 지적이 있었다. 이에 16일 흥아해운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후 이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벌여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흥아해운 예비입찰에는 KSS해운-SBK파트너스, STX마린서비스,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아도 다른 원매자들은 본입찰에 참여 할 수 있다.
흥아해운은 1961년 설립된 국내 해운업계 중견 해운사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사업 부문을 떼냈지만 케미컬 탱커(석유화학제품운반선) DWT(재화톤수용량) 기준 국내 2위, 매출 국내 1위다.
해양수산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지난해 컨테이너사업 부문을 분할해(흥아컨테이너) 지분 90%를 장금상선에 넘겼다. 올해 3월 10일 KDB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 금융회사 워크아웃(기업 재무 구조 개선) 신청을 결의키도 했다.
황호선 해진공 사장은 "흥아해운을 인수하는 기업을 지원, 흥아해운이 파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수익성이 있는 회사가 인수하면 좋을 것으로 본다. 흥아해운 잔존법인은 우량한 스테인리스 탱커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하는 회사가 �� 벌크 카고(석유처럼 액체 상태로 용기에 넣지 않은 채 선박의 탱크에 싣는 화물) 시장을 전략으로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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