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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에 휩쓸린 일가족 8명 구한 바다 위 영웅들 [fn이사람]

해경 항공구조사
이호준 경사·이태현 경장
구조영상 유튜브 통해 알려져
조회수 145만회·응원글 5만여개
각각 1계급 특진 영예도 안아

밀물에 휩쓸린 일가족 8명 구한 바다 위 영웅들 [fn이사람]
해양경찰 항공구조사 이태현 경장(30·왼쪽)과 이호준 경사(37)
"엄마랑 동생은요?" "찾아줄게! 괜찮아?"

지난 6월 5일 인천 하나개해수욕장, 조개를 채취하던 중 밀물에 휩쓸려 일가족 8명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상황실로부터 즉시 출동지시를 받은 항공구조사 이호준 경사(37)와 이태현 경장(30)은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고립자들은 그사이 밀려든 물에 익수자가 돼 있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여러 명이고 군데군데 있던 탓에 효율적으로 대응책을 짰다. 이 경사가 먼저 내려가서 생존수영으로 버티고 있던 어린아이와 말뚝 하나에 간신히 의지해 있던 인근 성인 남성을 구조했다. 이 경장은 물통 하나에 의지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3명의 성인 여성을 구조했다.

이 경사와 이 경장 모두 이번 하나개해수욕장 구조를 본인들의 항공구조사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구조활동으로 꼽았다. 구조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조회수 145만회를 기록하기도 하고, 응원댓글도 4만7000개 이상 달렸다. 각각 1계급 특진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이 경사는 "유튜브를 잘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다시 볼 때마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근무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 경장은 "이 영상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조심해야지'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한편으로는 뿌듯했다"고 전했다.

항공구조사는 헬기에서 구조임무를 수행하는 구조사로 헬기가 착륙하지 못하는 지역이나 바다에 직접 하강해 구조임무를 수행한다. 이 경사와 이 경장이 항공구조사를 지원하게 된 계기도 위험 속에 숨겨진 책임감과 임무에 대한 남다른 뿌듯함에서 오는 매력 때문이다.

위험천만한 사건도 물론 있었다. 이 경사는 "항공기에서 선박으로 하강해 구조임무 중 매달린 채 선박에 부딪힐 뻔한 사고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할 만큼 위험했다"고 했다. 이 경장은 "강화도 인근 바다에서 구조활동을 하던 중 파도와 바람이 세게 덮쳐 크게 다칠 뻔했던 일"을 위험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어려운 임무에도 불구하고 이 경사와 이 경장은 2년째 함께 항공구조사로 근무하고 있다. 평소 훈련을 통해 팀워크를 다지고 훈련이 끝날 때마다 보완할 점, 잘못된 점 등을 나누며 함께 성장해 가는 중이다.


이 경사는 "항공구조사는 모든 상황에서 항상 침착하고 안전하게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마음만 앞서 성급하게 구조에 임한다면 생각지 못한 소홀함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두 해양경찰관은 항공구조사답게 여름철 해양안전 수칙 준수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경장은 "여름철은 해루질 등으로 인한 사고가 하루에 한 번꼴로 발생한다"며 "특히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꼭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 등의 조석표를 확인하고 구명조끼를 착용한 후 갯벌이나 물에 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