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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규제완화가 원인" [fn 이사람]

이성우 법무법인 대호 변호사
2015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규제 풀려 개인투자자 피해 키워
"당시 국회·금융위에 1차 책임있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규제완화가 원인" [fn 이사람]
라임·옵티머스 등 전례 없는 사모펀드 환매 연기 사태가 터지고 있다. 자본시장 업계에선 곪아 있던 상처가 이제야 터졌다는 반응이다. 증권소송 전문가인 이성우 법무법인 대호 변호사(46·사법연수원 35기·사진)는 6일 작금의 상황에 대해 "지난 2015년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제완화 조치가 현재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금융혁신이라는 미명하에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풀어준 당시 국회와 금융위원회 등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당시 금융위가 증권업계 입장을 대변해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 기준을 1억원 이상으로 낮춘 결정이 수많은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양산한 요인이었다"며 "사모펀드 설립 규제를 사전보고제에서 사후보고제로 전환하면서 운용사가 난립했고, 펀드운용보고 의무 면제는 '깜깜이 운용'으로 이어져 자산운용사의 각종 불법행위를 가능케 했다"고 비판했다.

펀드 판매사에 대해서도 "주문자상표부착(OEM)펀드 운용 규제 등을 원인으로 자산운용사의 불법행위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었다고 하지만 동네마트 사장님(판매사)도 가게에 들어오는 과일을 꼼꼼히 체크해서 판다"며 "현재 판매사들이 자산운용사의 불법행위를 몰랐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은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모펀드 본연의 기능은 지분증권, 메자닌(CB·BW 등) 방식의 중장기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서 기업의 리스크와 성장의 과실을 공유한다는 것인데,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손실감내 능력이 있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야 운용성 및 건전성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면서도 "그러나 사모펀드 투자 피해를 호소하는 의뢰인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모험과 전혀 무관한 주부, 노인이 적지 않은데 이런 분들에게 '안전하다'며 무차별적으로 판매한 행위 자체가 사모펀드 성격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재 배상 여부에 쏠려있다. 앞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라임 무역금융 펀드에 대해 판매사를 상대로 사상 처음 원금 100% 반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자산운용사의 잘못이 있더라도 고객의 손해를 배상할 자력이 없으므로 결국 판매사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우선 판매사가 자산운용사의 불법행위를 알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문제이고, 두 번째는 금감원이 무역금융 펀드에서 전액 반환 결정의 근거로 삼은 민법상 착오법리를 사안이 유사한 다른 사모펀드에서 인정할 것인지, 판매사가 이러한 결정을 거절해 소송으로 이어졌을 경우 법원에서 착오법리를 인정할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라임 사태의 경우 여러 개인들이 위임을 한 상태이나 현재 소송을 제기한 것은 없으며 모두 금융분쟁 조정신청만 한 상황"이라며 "다수의 피해자가 있는 금융분쟁 사안의 경우 무턱대고 소송을 제기하기보다는 금감원, 검찰의 조사상황이나 선행 금융분쟁 조정 결정을 살피면서 소송전략을 짜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금융분쟁 조정신청을 단순한 민원신청이라 여겼다가 내용을 잘못 기재하거나 불충분하게 신청할 경우 충분히 배상률을 인정받지 못해 자칫 선지급금을 반환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