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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종잣돈 마련' 어린이펀드, 설정액 감소 어쩌나

1년 36% 수익률 NH아문디 펀드
삼성전자·하이닉스 비중 약 30%
대형 우량주 담아 상승장서 수혜
세제혜택 적고 종목 차별화 없어
올들어 642억원 자금 빠져나가

자녀 금융교육과 종잣돈 마련 목적으로 투자하는 어린이펀드에 돈이 마르고 있다. 긍정적인 취지와 혜택, 양호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포트폴리오가 대형주펀드와 비슷해 경쟁에서 치이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최근 1년 간 국내 22개 어린이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8.36%에 달한다.

펀드별로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아이사랑적립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가 36.07% 수익을 내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이어 대신자산운용의 '대신대표기업어린이적립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C2'(31.56%)과 IBK자산운용의 'IBK어린이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A'(29.20%),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BNPP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5)'(28.95%)이 3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어린이펀드 대부분은 코스피 대형 우량주를 주로 담고 있어 최근 상승장에서 수혜를 봤다. 어린이펀드 가운데 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NH-아문디자산운용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이 23.28%로 가장 크고 SK하이닉스(4.71%), 네이버(3.50%), 삼성SDI(2.79%), LG화학(2.48%)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 2위인 대신자산운용 펀드도 삼성전자 비중이 17.46%나 된다.

그러나 좋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어린이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642억원의 자금이 어린이펀드에서 이탈했고 특히 최근 한달새 303억원이 빠져나갔다.

어린이펀드 설정액이 장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혜택이 적고 대형주펀드와의 차별점이 적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펀드는 자녀의 금융지식 함양, 경제 전반에 대한 교육 등 좋은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배당주, 가치주, 성장주펀드처럼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서 메리트가 적다"며 "수수료 중 일정 부분을 떼어 (자녀들을 위한) 혜택을 만들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증여세 면제 한도를 늘리거나 세액공제를 하는 등의 세제혜택 유인이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신영자산운용 어린이펀드의 경우 가입 시 자녀들에게 보험 혜택을 주는데, 약 1%인 판매보수를 모두 보험으로 환원하기 때문에 판매사 입장에서 수익이 없어 신영증권 외 다른 증권사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술, 도박, 담배, 관련 종목을 담지 않는 등 투자 철학이 확고하다"며 "정부가 어린이펀드에 배당 비과세 등 세금혜택을 주면 펀드 가입이 보다 활성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