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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민 부동산백서]"생각보다 인기 많네?"…공공재개발이 뭐길래

[철&민 부동산백서]"생각보다 인기 많네?"…공공재개발이 뭐길래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철&민 부동산백서]"생각보다 인기 많네?"…공공재개발이 뭐길래
서울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지난 13일 동대문구청에서 주최한 '공공재개발' 설명회에서 주민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2020.8.13/© 뉴스1


[편집자주]"임장이 뭐예요?" "그거요~현장답사예요",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부동산 뉴스를 읽다 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한 뜻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부동산 관련 약어들도 상당하고요. 부동산 현장 기자가 부동산 관련 기본 상식과 알찬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연재한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정부가 8·4 주택공급확대 대책을 발표한지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대책에서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 주택공급에 대한 방안들이 나왔었죠. 특히 정부가 보유한 유휴부지에 신규 주택공급 계획을 내놓은 것이 이슈가 됐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상당했지요.

다만 유휴부지를 이용한 신규 주택공급은 일회성 대책인 것을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러니까 '지속가능한' 주택공급 방안은 아니라는 말이죠. 서울에 새 주택을 지을 빈 땅은 이제 거의 없지 않을까요? 이번 대책 때 싹싹 긁어다 쓴 느낌입니다. 결국 기존 주택을 허물고 거기에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재건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셈이죠.

그러므로 정부가 이번 발표에서 신규 공급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대책이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입니다. 일단 공공재건축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고(왜 인기가 없는지도요) 오늘은 '부린이(부동산 초보)' 분들을 위한 공공재개발의 뜻과 장단점에 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의 차이는 들어보셨나요? 쉽게 설명해 드리면 기존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은 재건축입니다. 일정 구역을 정해 구역 내 연립, 다세대·다가구, 단독 주택 등을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은 재개발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재건축에 비해 재개발은 상대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재건축은 주민들이 모두 한 아파트 소속이기 때문에 대부분 목표가 비슷합니다. '낡은 우리 아파트를 '새롭게', '높게', '가구수 많이' 건설하고 기존 주민들 외에 일반분양분을 최대한 확보해 거기서 받는 분양가로 사업비를 충당하는 것이죠. 하지만 재개발은 주민들의 주택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릅니다.

그래서 사업이 좌초되거나 지지부진한 재개발 사업장이 꽤 많습니다. 이미 정비구역이 해제된 사업장도 많죠. 주택은 점점 낡아지고, 주거 환경도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공공재개발을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행자(시공사 아님)'로 참여하는 재개발 사업입니다. 아직 조합이 설립되기 전이라면 공기업이 단독 시행자가 되고 주민대표단이 구성돼 함께 사업을 진행합니다. 조합이 설립됐으면 조합이 공기업과 공동 시행자가 됩니다.

공공재개발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일단 LH나 SH공사는 주민들로 구성된 조합보다 어떻게 하면 인·허가를 받을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울시에서는 공공재개발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하죠. 정부는 재개발 신규지정 사전절차가 기존 18개월에서 6개월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 상향과 그에 따른 용적률 상향,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제외 등 혜택도 있습니다. 정부는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 역시 민간 재개발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주민들이 가장 꺼리는 점은 공공임대주택이 늘어나는 것이죠. 용적률을 상향해 아파트를 건설하고, 거기서 조합원 주택을 뺀 공급물량의 5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못 사는 사람들'이 이웃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일부 계신 것으로 압니다.

일부 주민들은 시행자가 정부 정책에 따라 사업비를 너무 적게 책정하지 않을까도 걱정합니다.
사업비가 적으면 기존 주민 분담금이 줄어드니 좋은 것이지 무슨 문제냐고요? 아파트 가치는 입지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브랜드'입니다. 결국 주민들은 도급순위 상위권의 대형 건설사가 시공해주길 원하는데 수지타산이 안 맞으면 '래미안',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등이 사업에 참여를 안 하거나, 하더라도 커뮤니티 시설이 별로 없는 '빈수레 아파트'를 만들겠죠. 아 물론 건설사들의 일감이 떨어지고 있다면…서로 경쟁이 붙어 주민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요.

어찌됐든 공공재개발의 경우 시장에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15곳 이상에서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 주민들의 설명회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설명회는 아쉽게 모두 연기됐네요. 정부가 '공공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이라는 것을 오픈했는데요, 더 궁금하신 주민들은 그쪽에 문의하시는 것도 방법일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