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샤로수길 작은 샐러드 가게, 내년 매출 300억 기업 성장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스윗밸런스
연내 경기 성남 식품단지서
샐러드 전문 제조공장 설립
온라인 유통망 확대 속도
"글로벌 시장 선두그룹 목표"

샤로수길 작은 샐러드 가게, 내년 매출 300억 기업 성장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스윗 밸런스는 서울대 근처인 샤로수길에서 일명 대박난 샐러드 가게에서 출발했다. 오픈 초기 적자 투성이었던 가게는 6년만인 내년에 예상 매출액 300억원 규모의 제조·판매와 유통을 아우르는 샐러드 전문회사로 성장한다. 현장에서 부딪혀가며 했던 메뉴개발도 이제는 유명 호텔 요리사 출신 등 전문가들이 맡았다. 현재서울대점, 판교점 등 20여 곳의 오프라인 매장과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에서 샐러드를 판매한다.

"국내시장 선점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두그룹에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샐러드 브랜드 '스윗 밸런스'를 국내 최정상 자리에 올려놓은 장지만 대표(사진)가 23일 이같이 밝혔다.

스윗 밸런스는 올해 안으로 경기도 성남 소재의 식품산업단지에 샐러드 전문 제조 공장을 짓는다. 온라인용 제조·유통 규모가 급증하면서 따로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이달 안으로 공장 설립을 위한 3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가 결정된다.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에는 온라인 유통망을 확대해 매출 볼륨을 더 큰 규모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장 대표는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온라인 기반의 샐러드 상품을 만들기 시작,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매출이 급증했다"면서 "샐러드 공장이 다 지어지는 내년은 스윗 밸런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병행했다. 운동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은 사람, 비건 혹은 건강식을 찾는 사람 등 다양한 이유로 스윗 밸런스의 샐러드를 찾고 있다. 예전에는 다이어트 요리로 샐러드를 떠올리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스윗 밸런스가 내놓은 에그마요, 케이준치킨, 닭갈비, 로스트비프 등 맛과 든든한 한끼를 동시에 잡은 샐러드가 인기다. 장 대표는 "하와이안 샐러드인 포케가 참치회를 샐러리에 넣고 비벼먹듯 우리 음식인 제육볶음 등도 샐러드와 충분히 어울릴수 있다"며 "다양한 메뉴와 소스개발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윗 밸런스는 장 대표와 서울대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이운성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두 사람은 미학을 전공한 선후배 사이로 창업경진대회에 참여했다. 당시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발레를 하던 한 친구가 "샐러드로 해보면 어때"하는 한마디에 샐러드를 창업 아이템으로 냈다. 그들은 샐러드를 직접 만들어 교내에 좌판을 설치했다. 샐러드는 판매를 시작하자 마자 몇시간이 안돼 완판됐다. 생각지 못한 결과였다.

장 대표는 "어떤 학생이 좌판에 와서 아토피로 학교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는데 돈을 줄테니 한달 동안 정기적으로 샐러드를 배달해 주면 안되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완판까지 되는 것을 보면서 이 시장이 참 매력적이구나,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일이 있은 후 둘은 샐러드를 잠시 잊은채 다른 창업을 시도하다 실패를 맛봤다. 재도전에 나섰을 때 창업동아리 시절 짧게 나마 성공을 가져다준 샐러드가 스쳐갔다.
투자금이 없어 여기저기 돈을 빌린 상태로 둘은 학교 근처에 샐러드 가게를 내게 된 것이다. 우연찮게 샤로수(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 근처의 번화가길)가 조성되면서 그곳을 대표하는 맛집 중에 하나로 자리잡았다.

장 대표는 "아버지가 연극을 수십년동안 하고 있어 집안은 늘 가난했고 그 누구보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좋아하던 음악도 포기하고 샐러드 사업에 올인, 건강에 좋은 채소를 어떻게 하면 가장 신선하고 맛있게,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을지 지금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