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52조원 돌파
신용융자도 16조원까지 상승
코로나 재확산에 경기 둔화 우려
증시-자산 시장 괴리감 확대 위험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와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 개인 투자가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의 대기 자금 성격인 고객 예탁금과 신용융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유동성 장세가 떠받히고 있는 자산 시장과의 괴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 사상 최대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6393억원을 기록해 전날(51조5925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재차 경신했다.
예탁금은 지난 2월 말까지만 해도 30조원을 밑돌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폭락하자 개인 투자가들이 증시로 몰려들며 3월말 예탁금이 40조원을 웃돌더니 이달엔 52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으로 가장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이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규모는 15조원을 훌쩍 넘었다. 지난 18일 16조32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신용융자 규모는 19일과 20일 각각 16조324억원, 15조7948억원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지난 3월 6조원 수준이던 신용융자 규모는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뒤 지난 6월 종전 최고치였던 12조6479억원(2018년 6월 12일)을 넘어선 후 꾸준히 증가했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증시에 유입됐고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자산시장과 괴리 확대 우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실물 경기의 위축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코스피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 최근 2년2개월 만에 24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지난 20일에는 3.66% 급락한데 이어 21일에는 1.34% 반등했다.
자산가치가 실제보다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지는 자산 버블(거품)에 대한 우려 속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증시에 뛰어든 개인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다시 실물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만큼 유동성 공급에도 펀더멘털과의 괴리는 점차 커질 것"이라며 "유동성 버블은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악재에 대한 학습효과와 풍부한 유동성 환경,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기대감에 증시 방향성 자체는 우상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와 상승 탄력 둔화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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