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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청소년 이해 받을수 있는 공간 부족...전문상담교사제 필요"

김은재 부천북고 교사 겸 작가

[fn이사람] "청소년 이해 받을수 있는 공간 부족...전문상담교사제 필요"
김은재 부천북고 교사 겸 작가

[파이낸셜뉴스] "아이들의 정서까지 학교가 돌봐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 10대들의 범죄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요."
최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일명 'n번방' 사건의 가해자들 신상이 공개되면서 사람들은 한 번 더 놀랐다. 가해자들 연령대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대였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들의 범죄에 대한 사회적 문제도 함께 대두됐다. 청소년들을 제대로 돌보는 곳이 부재한 사회에선 이런 괴물들이 또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을 누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4일 기자가 만난 김은재 작가( 사진)는 누구보다 청소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고민이나 일탈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식을 오랜시간 고민해왔다. 현재 부천북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그는 지난 2015년 제13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가 세계에 발을 들였다. 청소년 문제에 있어서 그는 무엇보다 학교에서의 제대로 된 돌봄 기능을 강조했다.

김 작가는 "교육 당국에선 학생들의 성적에만 신경을 많이 쓰지만, 정서적인 문제는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며 "이 때문에 학교에선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친구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친구들이 학교에서 이해받을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전문상담교사 제도'를 제안했다. 그는 "해당 제도는 학교장 재량이라 없는 곳들도 있다"면서 "누군가 세상에 나를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세상이 더 살만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청소년들에 대한 올바른 성교육도 동반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전남 담양의 한 고등학교에서 바나나에 '콘돔 끼우기 연습' 성교육을 비판한 학부모가 알려지며 무조건 쉬쉬하는 것이 올바른 성교육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 작가는 "아직 우리나라 분위기는 성교육이 단순히 '참아라' 쪽으로만 기울지만, 스웨덴 같은 경우 중학교 때부터 무료로 사용 가능한 콘돔을 나눠주는 교육을 하고 있고, 핀란드는 아예 성교육을 정규 과목으로 정하고 있다"며 "당연히 피임 교육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기술적인 피임 방식을 알리는 일에 앞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이 몸의 주인이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 몸과 마음의 주인이 자기라는 것을 아는 것, 스킨십도 자기가 준비되었을 때 책임질만할 때, 피임도 꼭 생각하면서 해야 하는 걸 알아야 하는 게 핵심"이라며 "사실 좋은 연인이란 상대의 몸과 마음이 상대의 것이라는 걸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청소년에 대한 애정을 담아 최근에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자 '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카페'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며 진로, 공부, 연애 등 여러 고민을 접하게 되는데, 이를 먼저 살아본 사람이 살짝 위로해주고, 살짝 코칭해 주면 훨씬 더 가볍게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책을 쓰게 됐다"며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메시지는 '있는 그대로 자신을 충분히 사랑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