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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다음 타자는 'BTS'…"1조 모은다"

카카오게임즈, 다음 타자는 'BTS'…"1조 모은다"
[파이낸셜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장외주식은 올해 4~5월부터 물량이 나오지 않아서 저희도 매물 구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A자산운용사 대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이 소위 ‘대박’을 터뜨리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매물을 잡지 못한 투자자들의 다음 시선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로 쏠리고 있다. 그동안 기관들의 영역으로만 치부됐던 공모주 투자에 대해 개인투자자들도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을 통해 경험하면서 빅히트에도 역대급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오는 24~25일 수요예측을 받고 2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10월 5~6일이다. IPO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이며 공동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신주 713만주를 발행하며 공모 예정금액은 7487억~9626억원이다. 희망공모가격은 10만5000~13만5000원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8월에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통과했지만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발표로 인해 모든 역량이 집중되면서 상장 준비가 다소 늦어졌다”면서 “신곡이 나왔으니 이르면 10월 내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몰린 청약자금 57조, 우선순위는 빅히트?


업계에서는 빅히트의 파급효과는 카카오게임즈보다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날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1500대 1을 수준을 기록했며 일반 청약 증거금만 57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빅히트의 경우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해외 공연이 모두 막히며 실적 우려가 컸지만 BTS 공연 동영상 콘텐츠, 유료 온라인 콘서트로 방어하면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2940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상장 과정에서 단순히 연예인 관리에 중점을 둔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보한 성장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서 60조원에 가까운 청약 증거금이 몰린 만큼 카카오게임즈에 들어가지 못한 자금이 빅히트로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 빅히트의 지난해 실적 기준 기업 가치는 5조원으로 PER(주가수익비율)는 약 69배다. 최근 초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에서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벨류에이션이라는 평가다. 넷플렉스나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콘텐츠 기업의 경우 PER가 80배 수준이다. BTS 글로벌 인지도를 볼 때 해외 투자자 모집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BTS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며 분위기가 더욱 달아올랐다. 데뷔 8년차인 BTS는 2018년 5월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를 시작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빌보드200)에 네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이어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대중성의 지표'로 통하는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오르면서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를 석권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다. 팀의 리더인 RM은 “하반기에 새 앨범이 또 나오고 콘서트도 비대면으로나마 열릴 것"이라며 "계속 최선을 다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제2의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관심’


증권업계에서는 빅히트 다음타자는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1·4분기 매출 5082억원, 영업이익 3524억원을 기록하면서 ‘깜짝 실적’을 시현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만 5137억원으로 엔씨소프트 4504억원과 넷마블 1021억원을 제쳤고, 넥슨(7730억원) 다음 가는 업계 2위 수준까지 올랐다. 올해 초 40만원대였던 크래프톤의 장외주식 기준가는 현재 110만원을 넘어섰다. 물량이 없어 호가는 120~130만원에 달한다.

특히 크래프톤은 최근 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의 제작을 맡고 있는 '블루홀'을 독립시켰다. 게임 ‘테라’를 만든 블루홀을 자회사로 내리고 배틀그라운드를 운영하는 펍지를 모회사로 옮기면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등 상장 작업을 위한 준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헥사곤 인베스트먼트 김재욱 대표는 “빅히트 다음 IPO 대어는 크래프톤으로 올해 카카오게임즈 상장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최근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블루홀 독립도 IPO를 감안한 전략적 선택으로,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상장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