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핫100 이름 올린 K팝 아이돌
블랙핑크 '아이스크림' 13위 랭크
'뚜두뚜두''하우 유 라이크 댓' 앞서 입성
세 번 연속 차트 진입한 두 번째 걸그룹 돼
BTS '다이너마이트' 이번 주도 정상
빌보드 2주 연속 1위 수성곡 20곡 불과
포브스 "그들에게 1위는 '뉴노멀'
슈퍼스타의 마지막 경계 넘어섰다"
수혜 입을 보이그룹 뒤이어 나올 듯
블랙핑크/뉴시스
방탄소년단/뉴시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팝음악 인기 지표인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K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오른 BTS는 9일(현지시간) 2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블랙핑크는 팝가수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Ice Cream)'으로 '핫100' 13위로 데뷔하며 K팝 걸그룹 사상 최고 순위를 자체 경신했다. '핫100' 상위권에 K팝 그룹 두 팀이 동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랙핑크, 빌보드 핫100 13위… 유튜브 구독자만 4730만
"비욘세가 4명 있는 것 같아." "랩 잘하는 공주, 여왕이 따로 없네." "예쁜데 섹시하고 세련됐어." 유튜브 '하이 K팝' 채널에 올라온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를 처음 본 미국인들의 반응이다. 네 멤버의 외모·패션부터 파워풀한 춤·노래, 뮤직비디오의 완성도를 언급하며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레진 모습이다. 블랙핑크는 2018년 '뚜두뚜두'(55위)로 '핫100'에 첫 진입했는데, K팝 걸그룹 기준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 이후 9년만이었다. 이후 영국 팝가수 두아 리파와 함께 부른 '키스 앤드 메이크업'(93위), '킬 디스 러브'(41위), 레이디 가가와 협업한 '사워 캔디'(33위), 첫 정규앨범 선공개곡 '하우 유 라이크 댓'(33위)으로 존재감을 쌓아오다 이번에 '아이스크림'(13위)으로 K팝 걸그룹의 새 역사를 썼다. 빌보드는 "'핫100' 40위 내에 세 번 연속 이름을 올린 걸그룹은 2016년 피프스 하모니 이후 블랙핑크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이스크림'은 유튜브 뮤직 글로벌 톱100(8월 28일~9월 3일) 차트에선 압도적 1위를 달성했다. '조회수의 여왕'답게 블랙핑크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4730만명(세계 아티스트 톱3위)에 달하며 현재 10억뷰 뮤직비디오를 두 편이나 보유한 유일한 K팝 그룹이다.
블랙핑크는 YG엔터테인먼트가 2NE1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걸그룹으로, 데뷔와 동시에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YG는 당시 "예쁜 것보다 멋진 것을 중시했던 기존의 YG스타일과 달리 실력뿐 아니라 외모도 뛰어나야 한다는 기준 하에 준비한 걸그룹"이라고 소개했다. 미모를 겸비한 블랙핑크의 '걸크러시' 콘셉트는 또래 집단의 선망의 대상이 됐고, 유튜브를 중심으로 빠르게 팬층을 확보했다.
북미 시장은 2018년 미국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 인터스코프 레코드와 계약하면서 본격 진출했다. YG는 1996년 데뷔한 5인조 여성그룹 '스파이스 걸스' 이후 미국과 유럽에 인기 있는 걸그룹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K팝 그룹 최초로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섰고, 단 한 번의 미국 공연 없이 북미 아레나 투어를 성사시키며 '미국 내 라이징 스타'(빌보드)로 주목받았다. K팝 그룹 최초로 비욘세,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에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의 주인공도 됐다. 넷플리스에서 10월 14일 첫 공개되는 '블랙핑크:세상을 밝혀라'에 대해 미국 음악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은 포브스를 통해 '하나의 도약'으로 평가했다. "특히 10월에는 블랙핑크의 첫 정규 앨범이 나오기 때문에 이 다큐멘터리의 론칭 타이밍은 완벽하다"고 덧붙였다. 블랙핑크는 오는 10월 2일 데뷔 4년 만의 첫 정규 앨범 '더 앨범'을 발매한다. 8월 28일 예약 판매가 시작된지 6일 만에 선주문량 80만 장을 넘어섰는데, YG 측은 "본 게임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분위기다.
■BTS, 빌보드 2주 연속 1위 쾌거 "BTS현상은 이제 뉴노멀"
방탄소년단은 한국을 넘어 미국 음악시장에서 큰 획을 그었다. 빌보드에 따르면 역대 '핫100'에 첫 진입하면서 1위로 직행한 곡은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해 총 43개 곡이다. 이 중에서 차트 진입 2주 연속 1위를 수성한 곡은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해 20곡에 불과하다. 포브스는 "BTS는 각종 차트에서 정상에 오르는 것이 이제 그들에게는 '뉴 노멀(New Normal)'임을 입증했다"며 "'핫100' 1위를 하며 사실상 대중가수로서 '슈퍼스타'의 마지막 경계를 넘었다"고 평했다. 또한 "2주 연속 '핫100' 1위는 BTS의 팬층이 계속 확대될 것이며 생명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제1의 음악시장이자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에서의 선전은 단순히 해당 국가뿐 아니라 SNS를 타고 이민자들의 본국으로 K팝이 전파되는 효과를 누린 것"이라며 "BTS가 미국 팬층이 두터운 상황에서 영어 가사 노래로 더 많은 대중을 사로잡았다면, 블랙핑크는 영어 가사를 채택하고 현지 팝가수와의 협업으로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갔다"고 분석했다. 이규탁 대중음악평론가는 "빌보드 차트는 오래 전부터 프로모션 전략의 이전투구의 장이었다"며 "2010년대 초반 K팝이 처음 빌보드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을 때, 미국 음악 애호가들과 평론가, 미디어들은 공식화된 프로모션 전략없이 SNS와 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차트에 나타난 K팝을 주목했다"며 "이번 BTS와 블랙핑크의 성과는 K팝이 주류의 프로모션 전략을 따랐을 때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K팝 앨범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K팝 가수들의 글로벌 뮤직비디오 조회 수를 살펴보면 걸그룹보다 보이그룹의 해외 비중이 전체의 90%로 더 높기 때문에 BTS나 블랙핑크의 수혜는 이들을 뒤이을 보이그룹이 특히 더 많이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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