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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어딘 신고가 어딘 급매물…"매도·매수자, 눈치싸움 치열"

서울 아파트, 어딘 신고가 어딘 급매물…"매도·매수자, 눈치싸움 치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0.9.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혼조세다. 아파트값이 3주째 버티는 가운데 급매물 출현과 신고가 기록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1% 상승했다. 3주 연속 같았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와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상승폭이 꺾이면서 보합권 수준까지 둔화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7·10 부동산대책 영향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로 매수세가 감소하고 관망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는 절벽에 가까운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992건이다. 7월(1만647건)의 약 37% 수준이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았지만, 거래량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은 작다.

거래 절벽은 관망세 확대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계는 매도자와 매수자의 희망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거래 성사 가능성이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매도자는 호가를 낮추지 않고, 매수자는 비싼 가격에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상승세를 견인한 서울 외곽지역 저가 매물 소진 이후 매도자와 매수자 간 호가 공백이 커졌다"며 "관망세가 더 짙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KB부동산이 지난 7일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6.2를 기록, 전주(101.5)보다 5.3포인트(p) 하락했다. 약 3개월 만에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시장이 매도자가 더 많은 상황으로 바뀌었으나, 낙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주택자와 법인 소유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물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일부 단지는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196㎡는 지난달 19일 5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전 거래(44억6000만원)보다 7억4000만원 오른 것이며 역대 최고가다.

강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성동구 센트라스 전용 84㎡는 지난 5일 16억4500만원에 거래, 직전 신고가(14억8700만원)보다 1억5800만원 올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금 부담에 다주택자와 법인 소유 매물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매물 수가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급매물 호가가 더 내려가지 않으면 집값은 (관망세 이후)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