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신용대출 미리 받아두자" 불안한 영끌족

시중銀 한도조정 움직임에 초조
이번주 예비수요까지 급증 예고

정부가 신용대출 급증에 제동을 걸면서 신용대출 한도조정을 예고하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 부동산 투자에 나섰거나 계획했던 사람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칫 기존에 계획했던 한도만큼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면 아파트 중도금이나 잔금 납부 등 자금계획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규제를 앞두고 이번 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한도만큼 미리 받아두려는 막차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권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시중은행들은 고신용자들 위주로 신용대출 한도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을 더 세분화해 대출한도를 하향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이에 기존에 조회했던 신용대출 한도보다 낮아질 수도 있어 자금계획을 세울 때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보통 신용대출한도 조회가 유효한 기간은 1주일가량이다. 현재 수준의 신용대출 한도로 자금계획을 세웠더라도 1~2주 후에는 한도가 달라질 수 있어 잔금시기에 자금계획이 엉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원칙적으론 신용대출을 주택구입에 활용하는 것은 금지다. 그러나 많은 대출자들이 초저금리시대에 연봉의 200%까지 가능한 신용대출을 활용해 주택구입에 쓰고 있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움직임이 나오자 예비 영끌족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이번 주 집을 계약한 김모씨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자금을 마련할 생각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뉴스에서 신용대출 규제가 검토되고 있어 불안하다"면서 "잔금일이 12월 말인데 미리 대출을 받거나 잔금일을 앞당기는 게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무리하게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도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1년 단위로 신용대출계약이 연장되는데 기존의 한도만큼 대출이 안될까를 우려해서다.
다만,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은 신용등급의 변동이 없을 경우 한도가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신용대출을 규제하더라도 연장분까지 한도를 조이면 불만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이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용대출 규제는 이번 달 내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주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투자를 계획했거나 여유자금용으로 미리 받아두려는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막판 신용대출 폭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